그런데 막상 왜 피카소가 유명한지, 그의 그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선뜻 이야기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야기는 고사하고 피카소의 난해한 그림을 보면 머리가 아파옵니다.
피카소는 사실주의 미술에서부터 추상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모든 영역을 다루었던 전무후무한 화가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이미 고전주의 미술을 마스터한 피카소는 이후 청색시대, 장미시대, 입체파를 거치며 미술사 어느 누구도 하지 못했던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놓았습니다.
피카소의 업적은 개인에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피카소의 미술은 20세기 모든 미술가들에 영향을 주어 절대주의(Suprematism), 신조형주의(Neo Plasticism), 미래파(Futurism), 입체-미래파(Cubo-Futurism), 추상미술(Abstract Art) 등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런데 피카소의 미술은 이해하기에 쉽지가 않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은 가슴만 가지고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피카소의 그림을 이해하려면 가슴과 머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피카소의 가장 큰 업적인 입체파 미술은 머리/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미술입니다.
피카소의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 글의 제목과 같이 피카소 미술을 이해하면 서양미술 반 이상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매력적입니까. 피카소만 알면 최소한 서양미술의 반 이상을 이해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사실은 피카소를 알면 미술의 반, 아니 20세기 추상미술까지를 아는 것이니 2만년의 미술을 거의 다 아는 셈입니다.
피카소는 그 이전에도 나타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나타나기가 쉽지 않은 미술가입니다. 피카소는 고전주의 → 청색시대 → 장미시대 → 입체파로 각 시기마다 늘 새로운 미술을 만들어내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는 콜라주(collage), 오브제(object) 등 20세기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르도 개척하였습니다.
그는 미술계의 미다스의 손이었습니다. 그가 손만 대면 늘 새로운 미술이 탄생했으니까요. 죽는 날까지 피카소는 지칠 줄 모르는 창작 정신으로 20세기 미술을 주도한 진정한 예술가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수만여 점의 작품은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 박우찬
= 서울대학교 서양학과, 중앙대학교대학원 문화예술학과 졸업/현재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원,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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