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철 경제부 차장 |
특히 계획했던 신규공사를 잠정 중단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등 지난 한해동안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던 건설업체들이 올들어서 슬슬 사업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게다가 얼마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 전국 공공부문 발주물량을 9조7천여억원으로 세우고 60% 가량을 상반기에 조기발주한다는 계획을 밝혀 한껏 고무된 상태다.
이중 경기도내 쏟아지는 공사물량만 3조원이 넘는다. 주요 공사로는 하남미사A8블록 아파트 건설공사(2천93억6천400만원), 구리갈매B-2블록(1천534억4천300만원), 고양향동지구 보금자리조성공사(577억3천300만원), 화성향남2 A18블록(1천135억5천600만원), 양주옥정택지개발 A16블록(1천52억1천200만원) 등 주로 대규모 건축 및 토목공사다.
또 구리갈매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304억3천600만원)와 화성동탄2지구 조경공사 3-1공구(402억7천700만원), 수원세류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 옥외기계설비(300억원) 등 조경 및 전기·통신 등 전문건설 분야도 계획돼 있다. 하지만 공사 수주에 대한 들뜬 분위기는 잠시. 오히려 지역 건설업계는 타 지역 건설사를 비롯해 대형건설사들의 끼어들기를 우려하며 처절한 수주경쟁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눈치다.
공사 규모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형공사의 경우 전국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이 이뤄지다보니 지역 업체들이 참여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 공공공사의 경우 현실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 공사비 책정으로 적자시공도 감수해야 하는 불만도 크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속에서 심각한 생존의 기로에 선 지역 업체들이 선뜻 공사에 나설 수 없는 현재의 사업 환경을 되짚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
물리학자 뉴턴의 운동법칙 중 제 1법칙이 관성의 법칙이다.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자기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건설업계 현실은 지독한 침체에 꽁꽁 묶여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채 억눌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부동산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지금, 이 바람을 타고 다시 생기를 되찾은 건설업계가 예전 그랬던 것처럼 역동적으로 공사를 벌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웅크리고 있다가 일어서 걷고, 마침내 달리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게 관성의 법칙이다.
올해 하루라도 빨리 대한민국 경제에 관성의 법칙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성철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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