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민기자가 본 한국의 독특한 언어문화

뜨거운 음식 먹고나서도 "시원하다"
부인 소개할때 '우리'라는 말에 깜짝

이민준 기자

발행일 2014-03-28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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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준(사진) 다문화 시민기자는 본래 '라쥬'라는 이름의 네팔사람이었다. 하지만 몇 해 전 귀화한 그는 '이민준'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진 한국사람이자 네팔인 아내와 함께 사는 다문화 가족이다.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이민준 기자의 시각에서 본 한국사회와 다문화 가정에 대해 연재한다. ┃편집자 주

올해로 한국에 온 지 10년째다. 한국과 전혀 다른 문화권인 네팔 출신이다 보니 한국생활을 겪으면서 적응하지 못한 문화가 많았다. 특히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언어문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언어문화가 '빨리빨리'이다.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는 '빨리빨리' 없이 문장이 안 만들어지는 줄 알기도 했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빨리빨리'라는 말로 인해 한국인들은 성격이 급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시원하다'라는 말도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난감하다. 이 말은 본래 의미(Cool)를 넘어서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스트레스가 해소될 때, 심지어 용변을 볼 때 쓰이기도 한다.

한국생활 6년차인 네팔 출신의 한 지인은 "한국인들이 '시원하다'라는 말을 어떤 상황이나 기준으로 쓰는지 여전히 헷갈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We)'라는 개념도 외국인에게 낯설기만 하다. 우리나라, 우리 회사, 우리 가족 등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인들이 가족을 소개할 때 '우리 엄마' 또는 '우리 와이프'라고 말할 때 깜짝 놀라곤 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우리' 대신에 '나의'라는 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만의 언어문화에 익숙해지면서 한국인들을 더 가까이서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빨리빨리'가 가지고 있는 역동성이나 '우리'가 담는 공동체 의식 등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할 때 이 같은 언어가 가지는 여러 의미에 대한 설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이민준 다문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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