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리 잃은 '인천 꽃게'·1]흔들리는 위상

시장 좌판서 '인천산 꽃게'밀려난다

홍현기 기자

발행일 2014-03-3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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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대표적인 수산물인 꽃게가 어획량 부족으로 인해 충청도에서 잡은 꽃게들로 채워지고 있어 인천 꽃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좌판에서 판매하고 있는 '꽃게'. /조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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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부족·차별성도 없어
이물질 많다며 '기피 현상'
60%이상 충청産 등 점령


'인천꽃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인천지역의 꽃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전국 최대 꽃게산지 자리를 충청남도에 내줬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경인일보는 인천꽃게의 현주소와 그 원인, 대안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지난 26일 오전 10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좌판에 나와 있는 '인천꽃게'의 양이 '충청도꽃게'보다 적었다. 평년에 비해 따뜻한 기온 때문에 벌써부터 봄꽃게가 좌판 곳곳에 자리 잡았지만 인천꽃게는 40% 수준에 불과하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소래포구의 한 상인회장은 "60% 이상은 인천이 아닌 충청도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꽃게"라며 "장거리를 수송하면 꽃게 상태가 안 좋아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물량이 부족하고, 소비자들이 인천 꽃게만 찾는 게 아니어서 타 지역 꽃게를 많이 팔고 있다"고 했다.

인천지역 어시장에서 인천꽃게가 밀려나고 있다.

김남석 소래어촌계장은 "다른 지역 꽃게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5t 트럭 3대가 꽃게를 싣고 나르는 것은 봤다"고 했다.

상인들은 인천꽃게가 다른 지역 꽃게와 차별성이 없다고 했다. 인천꽃게를 파는 상인도 원산지를 '서해산'이라고 표기했다.

소래포구 어시장 300여 개 좌판 가운데 인천산이라는 점을 표시해 놓은 곳은 한 곳밖에 없었다.

어시장 상인 A(56·여)씨는 "소래산이라고 가끔 표시해 놓는 상인도 있다. 소래어촌계에서 잡은 싱싱한 꽃게라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그렇게 표기한다고 장사가 더 잘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도매시장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인천종합어시장에서도 대부분 다른 지역의 꽃게가 팔리고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승부 이사장은 "대부분 꽃게가 옹진수협, 인천수협 공판장에서 오는데 충청도 등에서 오는 꽃게도 10% 정도는 된다"고 했다.

인천수협에 따르면 최근에는 인천꽃게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인천꽃게에 이물질이 많다며 꽃게 가공업체 등에서 싫어한다는 것이다.

인천 연평해역이나 서해 특정해역에서는 안강망, 통발 방식이 아닌 지나가는 꽃게의 다리가 그물에 걸리도록 하는 '자망' 조업 비중이 크다. 자망으로 잡은 꽃게는 그물이 겉에 붙어 있거나 게딱지 내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예전에는 인천꽃게가 지방으로 공급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충청남도 보령·서천·금산, 전라북도 부안, 전라남도 진도 등에서 잡아 올린 꽃게가 인천으로 '역공급'되고 있다고 수협은 설명했다.

인천수협 관계자는 "인천 수산물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꽃게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최근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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