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대한 서민들의 제언

김영래

발행일 2014-04-0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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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야 ! 기자라는 놈(?)이 이런 기사를 써야 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정치하는 놈(?)들이 말아먹든, 뭐든 할 거 아니냐." 얼마 전 술자리 지인으로부터 들은 '취중진담'이다.

이야기는 이랬다. 지인은 얼마 전 이사를 하게 됐는데 500만원 정도가 모자라 은행문을 두드리니, 담보대출 한도 초과로 대출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신용대출도 당연 거부당했다. 어쩔 수 없이 사금융(요즘 케이블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출업체) 2곳에서 돈을 빌렸다고 했다. 이자만 연 39%라고 했다. 4~7% 미만의 제1금융 이자에 비해 5배가량 높은 이자율이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어 느닷없이 국민연금을 꺼냈다. 회사경력에 따라 저축(?)되는 국민연금에 대한 그의 사견은 이랬다. "당장 죽을 것 같은데, 60세가 되면 국가에서 매달 나눠 준다. 에이 지금 그 돈 있으면 비싼 이자 물을 돈으로 저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앞 이야기와 연결되는 이야기였다. 이어 "나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냐"고 했다. "야 포털사이트에 국민연금 손실이라는 제목으로 검색을 하면 수천억원 손실봤다는 기사가 수두룩하다."

그는 이렇게 제언 아닌 제언을 했다. "무분별한 투자 말고 나같이 어려운 일이 있는 국민들에게, 비싼 이자 내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적립된 연금을 한도로, 담보대출해 주고 10%대 이자만 받더라도 손실이 아닌 수익 아니냐"고.

뒷말은 더욱 강하게 뇌리를 스쳤다. 지인은 "나 같은 공장 다니는 놈들 머리에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왜 배운 놈들 머리에서는 이런 아이템이 안 나오는지, 손실을 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자리를 뒤로 한 채 곰곰이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 말을 다른 지인에게 전해봤다. 반응은 비슷했다. 다른 지인은 "누군가 세상 밖으로 한번쯤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고 사견을 단번에 내놨다. 이어 "내가 낸 돈을 담보로 싼 이자로 돈을 빌려 달라는데, 죽으면 지급해 준다는데"라고.

당초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퇴직 등으로 소득원을 잃을 경우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로 1988년 1월 1일부로 도입됐다. 지금은 만 60세가 돼서야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사망하거나 해외 이민자만이 중간에 찾을 수 있다.

어려운 서민들에게 햇살론 등 다양한 금융정책이 있다. 하지만 그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국민들도 수두룩하다. 이런 '궁(窮)민'들을 위해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수익도 내면서, 서민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수천만원을 국민연금에 적금인 양 부어 놓고 30%대 이자를 쓰는 것 자체가 해외 토픽감 아닌가.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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