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이코패스는 1등주의 교육이 만든다

공정식

발행일 2014-04-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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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어린시절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 소홀하면
남을 무시하고 공감 능력과
자기통제력 부족으로 성장
초등학교의 '학업성적표'
'인성발달표'로 빨리 바꿔야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라는 용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되면서부터이다. 유영철은 20여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로 당시 '유영철백서'를 경찰에서 별도로 제작하여 전국 수사관이 참고할 정도로 유명세를 가졌다. 백서에는 유영철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가정불화와 학교에서의 소외 등으로 마음의 상처가 많았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정신적 무능력', '공감무능력', '병질적 허풍쟁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으로 심지어 모범시민으로 비치는 사람들인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잔혹한 악마적 행동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학자들은 전체 인구의 약 1%정도가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는 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도 약 50만명의 사이코패스들이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고 선량한 시민인 척하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유형은 범죄적 사이코패스인데, 이들은 결국 체포되어 언론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다. 그런데 어찌보면 범죄적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서운 유형은 성공한 사이코패스이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지도자와 권력층에 많다고 한다. 성공했다고 해서 모두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보다 약한 자를 짓밟고 성공한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집단이다.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자기를 지킬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의 공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범죄적 사이코패스보다 더 강하다. 이들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약한 자들을 교묘하게 착취하고 무시한다. 그들이 무서운 이유는 범죄적 사이코패스들보다 영리해서 들키지 않으면서 자기 이익을 위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이코패스가 많은 나라의 국민들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지배를 받는 국민들은 자포자기 심리가 강하고 해도 소용없다는 절망을 더 많이 느낀다.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사이코패스가 성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약한 자들의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다. 선천적 요소를 가지고 있더라도 환경적 요소가 결합되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로 성장하지 않는다. 환경적 요소는 어린 시절의 성장환경과 관련이 깊다. 즉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1등만을 요구하고 인성교육에 소홀하게 되면, '똑똑하지만 냉정한 인간상'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보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실패한 인생으로 보고, 자기가 원하는 직업보다 못한 직업을 가진 성인들조차 무시하는 태도로 바라보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성은 '공감능력'과 '자기통제력'이다. 학업능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 정서적 능력은 더 중요하고, 미래의 더 큰 이익을 위해 지금의 욕심을 참을 줄 아는 자기통제력도 중요한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만큼 상식이지만,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가정과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여전히 초등학교에서는 학업성적을 숫자로 표시하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데, 부모들조차 자신의 아이에 대한 학업성적의 숫자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는 냉정한 1등주의에 해당하고 심지어 부모들은 이것을 자신들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서 일희일비하는 아이러니는 없애야 한다. 초등학교의 '학업성적표'는 '인성발달표'로 즉시 변경되어야 한다. 인성발달표에는 아이의 인성발달특징을 기록하고 부족한 인성을 어떻게 채워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사의 지도내용, 그리고 부모의 양육방침 등이 들어가야 한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먼저 인성함양을 교육시키고 후에 학업능력을 키워주는 단계적 전인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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