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과 창조능력

김광원

발행일 2014-04-1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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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정보 선별능력 없는 사람이
정보바다에 빠지면 탈출 어렵고
되레 지적퇴보를 초래할 수도…
정보기술은 필요한 만큼 얻는
수단일 뿐이고, 창조적 능력은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창조를 끼어넣지 않으면 어디에도 명함을 내밀 수가 없다. 특히 창조를 통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더욱 부강한 경제강국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인 것 같다. 국민들은 이에 동의하고 당연히 그렇게 되기를 크게 바랄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으로 우리가 앞서간다고 생각하는 정보기술(IT)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큰 줄거리 중의 하나인 것 같다.

정보기술은 인류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실로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신속한 전달, 방대한 정보의 획득은 상상을 초월한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거의 모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빠른 정보를 얻는 것은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한다. 현대인은 다양한 정보기술을 통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획득한다. 과거에 통신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었던 유선전화는 차츰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대치되었다. 청소년층과 젊은 세대 중 상당수는 휴대전화가 없어지면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안절부절 못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인터넷중독' 또는 '디지털중독'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휴대전화 또는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것은 일종의 정신질환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것의 엄청난 계산능력에 감탄하고 계산천재들과 시합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경이롭게 바라보면서 사용자를 마치 천재인 것처럼 오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 사용자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술을 알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중독자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는 면에서는 매우 월등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디지털중독자는 지능수준이 현저히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인에서 암산능력, 전화번호 기억능력, 위치 기억능력 등이 떨어진 것을 우리는 자주 경험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전문가들은 디지털중독자에서 생길 수 있는 '디지털 치매'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

창조에 대한 생각은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여러 형태로 표출한다.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새롭게 행동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창조라고 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과연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새롭다고 하여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 나올 수는 없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재정리된 것일 뿐이다. 천재는 직감 또는 직관에 의하여 창조적인 기능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과연 그들의 두뇌에 아무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없이도 창조능력이 번뜩일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창조능력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능력이 있기 위해서는 축적된 지식이 있어야 한다. 컴퓨터가 나의 머리기능을 모두 대신해줄 것이라고 믿으면 안된다. 새로운 지식의 조합은 매우 생소하여 누구에게나 쉽게 떠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부터 그냥 무심코 익숙했던 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버릇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조명한 지식 또는 창조적인 생각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가는 현장 또는 자연에게 물어 보아야 한다. 새로운 생각들이 현장의 상황에 더욱 적절해야 되며, 자연의 이치에 어긋남이 없어야 한다. 역사상 위대한 창조능력은 자연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었다. 이러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철학적, 인문학적, 자연과학적인 지식이 어우러진 융합적인 사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 교육현장에서는 학제간의 물리적 통합을 통하여 융합적인 사고를 가진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전체적인 사회를 '창조적인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자연현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정보기술을 잘 다룬다고 하여 창조능력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선별능력이 없는 사람이 정보바다에 빠져버리면 헤어나오기도 힘들고, 오히려 지적 퇴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보기술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필요한 만큼 획득하는 수단일 뿐이고, 창조능력은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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