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5월

김재수

발행일 2014-05-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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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꽃의 도시 고양·과천·양주 등
화훼단지 많은 경기도를
화훼산업 메카로 발전 시키고
국화·장미·백합·카네이션 등
집중 육성해 농가 부담인
로열티문제 해결해야 한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아 가정의 달로 불린다. 기쁨과 활기가 넘쳐야 할 가정의 달인 5월이 세월호 침몰로 '슬프고 애통한 달'이 되었다.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나 가족의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수많은 어린 희생자들의 사진을 보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한송이 국화꽃 헌화로 어찌 이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장미며 튤립 등 갖가지 아름다운 꽃이 만발하는 5월에 흰 국화꽃만 가득한 분향소 모습은 더욱 슬프게 다가왔다.

5월은 전통적으로 꽃소비가 가장 활발한 달이다. 꽃과 관련된 축제도 많이 열린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양국제꽃박람회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애도 분위기 속에 개·폐막식, 공연 등 일체의 이벤트 행사가 취소되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지고 있다.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하여 박람회 취소까지도 검토됐으나, 화훼소비 촉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최하기로 결정되었다. 또 국내 유일의 화훼관련 국제행사로서 많은 화훼수출 계약도 성사시키는 자리이다. 어려움에 처한 최근 국내 화훼산업을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화훼소비액은 약 2만원 정도이다. 선진국 수준에 비하면 매우 적은 화훼소비 후진국이다. 화훼소비도 대부분 경조사 위주의 소비이다. 가정, 사무실, 환경조성 등 생활 속 화훼소비가 극히 부진하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꽃 소비도 높다. 꽃 생산비는 상승하는데 꽃소비는 크게 늘어나지 않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자연히 화훼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시설 노후화, 농자재가격 및 유가 상승, 인건비 증가, 해외 로열티 등 화훼산업 여건은 점차 어려워진다. 특히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오는 저가 화훼 수입으로 국내 화훼농가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최근 변경된 전기요금체제는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킨다. 전기요금 적용기준을 인상하면서 화훼농가와 관련 단체들이 적용기준을 낮춰달라는 탄원서를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화훼산업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내 소비 활성화도 필요하나 해외수출도 증대되어야 한다. 지난해 우리 화훼류 수출액은 6천118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27%나 감소했다. 2010년 1억달러를 넘어섰던 화훼수출액이 매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경기침체나 엔저 영향도 크다. 중국 시진핑 총서기가 고위 간부의 부정부패 척결, 허례의식 금지 등을 강조하면서 심비디움의 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은 것도 원인이다. 이래저래 화훼농가에게 힘든 상황이다.

꽃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꽃은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꽃향기는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인 '코르티솔(cortisol)' 농도를 감소시켜 사람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원예치료도 활발해진다. 따돌림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이나 노인, 장애인 등이 꽃이나 식물을 키우면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스스로가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여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꽃의 도시'로 통하는 고양시를 포함해 과천, 양주 등 많은 화훼단지가 몰려있는 곳이 경기도다. 경기도가 화훼산업을 육성하는 거점역할을 해야 한다. 국화, 장미, 백합, 카네이션 등 해외 수요가 많은 화훼품목의 신품종을 집중 육성해야 화훼농가의 부담인 로열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산기반시설 현대화, 해외시장 개척 등 수출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꽃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화훼선진국 네덜란드는 세계 화훼 교역의 60%를 담당한다.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에 불과하던 알스미어(Alsmeer)는 1912년 세계 최초로 꽃 경매시장을 만들면서 세계 화훼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이자 지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이 알스미어이다. 고양시와 과천시 등 주요 도시를 경기도의 '알스미어'로 만들어 화훼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자.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핵심산업으로 화훼산업이 자리잡도록 경기도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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