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사업, 이대론 안된다·상]도둑경작 판치는 화옹·시화지구

'진척없는 간척'에 무법천지

권순정·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4-05-1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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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줄어든 농지 확보를 위해 시작된 간척사업이 간척지에 대한 관할기관의 관리 감독 소홀과 불법 경작 등으로 인해 마구 파헤쳐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오후 무분별 개간이 횡행하는 화성시 마도면과 서신면 일원의 화옹간척지 일대. /하태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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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클릭아트
곳곳에서 무허가농사 성행
제방 일부 허물고 전매까지
기반시설 등 붕괴·침수 우려
당국, 단속 사실상 손놓아


농경국가이면서도 국토가 넓지 않은 우리나라는 해안을 매립해 육지화하는 방식으로 농업용지를 확보해왔다.

이후 산업화와 함께 농지가 공업용지와 산업용지로 바뀌면서 자연스레 농지가 줄어들었고, 단위 면적당 쌀 생산량에 한계가 부딪치자 섬이 많은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간척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환경문제가 부각되면서 간척사업에 위기가 닥친다.

갯벌과 농지를 사이에 두고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결국 농지 확보를 위한 간척사업은 사실상 중단된다. 이렇듯 새로운 간척지 조성은 중단됐지만, 사업이 뒷전으로 밀리다보니 이미 어느정도 진행된 간척지 역시 준공기간이 한없이 연기되며 질질 늘어지는 양상이다.

방치된 간척지에는 도둑경작, 불법전매, 무분별 개간이 횡행하는 무법천지로 변해가고 있다. 방치된 화옹지구와 시화지구 간척지의 실태를 긴급 진단했다. ┃편집자주

13일 오후 화성시 마도면과 서신면 일원의 화옹간척지 4공구.

드넓게 펼쳐진 간척지 곳곳에는 최근까지 진행된 논농사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해 수확하고 남은 벼 뿌리가 간척지 전체를 수놓는가 하면, 수백개의 벼 모판 더미가 겹겹이 쌓여있었다. 올해도 농사철을 맞아 어김없이 농사를 짓기위한 사전 준비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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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 마도면 화옹간척지 일대에 최근까지 몰래 벼농사를 지은 도둑 경작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하태황기자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작은 모두 불법이다. 농지 바로 옆에 붙어있는 '간척지내 불법출입 및 경작을 금지한다'는 팻말과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주민들은 도둑경작을 해오고 있다. 도둑경작을 하는 가장 큰이유는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 김모(56·여)씨는 "1억원을 들여 농지로 만들면 몇년 안에 많게는 10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들었다"며 "이곳으로 일부러 귀농을 오는 외지인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5공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농어촌공사와 화성시가 지난 2009년부터 주민들에게 임시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해줬고, 지난해에도 117㏊에 한해 주민 20여명이 농사를 짓는 등 합법적인 경작이 이뤄지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농민들은 허가된 구역을 넘어서까지 불법으로 개간해 경작지를 확대했고, 최근에는 화성호와 접해있는 제방 일부를 허물기까지 했다.

비라도 많이 내릴 경우 침수는 물론 기반시설이 붕괴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렇게 조성된 일부 농지는 수억원이 오가면서 암암리에 전매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에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이곳 간척지에서 미승인 농지 사용으로 16명만을 고발조치했다.

이에대해 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 관계자는 "20여명의 직원이 6천㏊ 규모의 개활지를 단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단속을 피해 야간에 몰래 농작물을 심어놓고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권순정·신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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