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 흔들리면 불행해진다

김광원

발행일 2014-05-2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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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며
어려울때 감싸주고 따뜻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
이들을 통해 사랑과 인내·사회를
배우는 통로이기도 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연달아 있다. 만일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특별히 챙겨야 되는 날들이 5월 중에 포함되어 있으면 이런 날들 모두를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러한 특별한 날들의 제정은 국민들의 동의하에 만들어진, 큰 의미를 가진 날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흔쾌히 즐거운 마음으로 이러한 기념일들을 보내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때로는 의무감 때문에 수동적이 될 때도 있다. 그나마도 하루 쯤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으니,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한다. 조금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기념일들 때문에 가족간에 갈등을 만드는 시간이 된다면 매우 큰 일이다.

가정의 달은 나와 가장 가까이 만나고,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나와는 운명적으로 피할 수 없는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상징적인 기간일 것이다. 만일에 나와 가장 가까워져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주 원만하다면, 구태여 이렇게 많은 기념일을 국가에서 제정할 필요가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점점 더 소원해지는 관계를 염려해서 국가가 나섰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집단을 만들고, 그 속에서 각각의 역할 분담을 통하여, 가장 효율적인 조직을 완성한다.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가정이고,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조직일 것이다. 우리는 가정을 통하여 각자의 역할을 배우고, 잘 배운 역할을 통하여 좋은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었다. 사회가 변했다. 생각도 많이 수정되었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도 많이 변했다. 남녀관계, 결혼의 의미,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관계, 형제자매 관계 등 개념의 혼돈 속에 사회갈등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일 수 있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사랑하고 편안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해 본다. 정답이 아닐지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믿는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하여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도록' 일을 하고 있다. 남편의 수입이 부족하여, 아내까지 직업을 가져야 겨우 생활이 된다고 한다. 서로가 피곤하니, 부부간의 따뜻한 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정말로 일생동안 사랑하고 행복하리라는 믿음이 무너져 버린다. 큰 육아비용으로, 교육비용으로 여러 명의 자녀는 엄두도 낼 수가 없다. 자녀에게 따뜻한, 때로는 규범있는 가르침을 배풀 수 있는 기회도 제한적이다. 겨우 어린이 날에 피곤한 몸으로 어린이 놀이터에서 놀아주고, 외식하는 것으로 부모의 도리를 했다는 자위도 해본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것은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거의 금기(?) 사항인 것 같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에는 육아 때문일 때도 많아, 함께 산다는 것이 일종의 거래(?)라고 한다면 지나친 상상인가. 이러한 일들이 극히 제한적인 현상이라고 믿고 싶지만,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우울해진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하루 종일 죽도록 일을 하는가.

전통적인 가족제도와 가정은 이제는 용도폐기 시켜야 할 사회 발전의 장애물인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이것이 깨질 때는 자신의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치있는 삶을 위하여 여러 형태의 공동체를 만든다. 가치있는 삶의 공동체를 가정이라고 생각해 본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사심없이 지혜를 베푸는 자신의 가장 훌륭한 조언자들이다. 자신이 어려울 때 가장 따뜻하게 감싸주고 따뜻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사람들도 가족이다. 가족을 통하여 사랑을 배우고, 인내를 배우고, 사회를 배운다. 좋은 가정을 만들기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노력 대비 가장 큰 효율을 갖는 엄청난 장사다. 좋은 가정 속에는 모든 날이 진실과 사랑이 넘치는 어버이 날, 부부의 날, 어린이 날이다.

/김광원 가천길병원연구원장·당뇨내분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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