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공정식

발행일 2014-06-03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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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지금 할 말도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때문에
속상할텐데, 이제라도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는게 어떠실지…
그것이 자녀들과 측근들의
지도자로서 자세인것 같네요


인간의 잘못으로 인해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당한 것보다 더 많은 분노를 표출한다.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인재로 인한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예고된 재난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에 방점을 두어 급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지난 50년 동안 안전관리 성장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물질만능주의적 사고가 구성원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게 되었고 '돈이면 다 된다'는 원칙을 거부하지 못하고 '돈의 맛'에 중독되어 사람의 안전보다는 비용효율성을 우선시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돈 때문이라면 가족, 친구 그 누구라도 희생시켜 버리는 것에 수치심이나 죄책감조차 저버리게 된 것이다. '돈 싫어하는 사람 없다'고 한다. 그런데 돈의 노예가 되다 보면 결국 그 좋아하는 돈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돈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종교지도자를 5억원의 현상금, 즉 돈을 걸고 전국적으로 수배하고 있다. 신출귀몰하게 도주행각을 보이고 있는 유병언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능한 사업가, 촉망받는 예술인, 그리고 종교지도자였다.

그를 아는 어떤 사람들은 그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그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데 서슴지 않고 있다. 너무나도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한 시대와 장소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유병언 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전혀 지식이 없는 국민들도 의아스러울 것이다. 그에 대한 언론의 정보를 종합해 보건대, 인생역전에 인생역전을 거듭한 자수성가한 인물로 보이고, 80세를 바라보는 그 나이에도 어떤 종교집단에서는 여전히 존경의 대상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그가 하루아침에 초라한 도주자로 전락한 것이다. 유병언 회장은 자신의 사욕을 위해서 정치를 이용할 줄 알고 종교와 사업을 연결시켜서 돈줄을 잡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의 이미지를 사진예술작가로까지 포장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요약된다.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그의 일가족과 핵심 측근들까지 모두 수사대상에 올라 어찌 보면 평생을 가꾸어 놓은 유병언 회장의 왕국이 비참한 종말을 맞는 듯 보인다.

아마 유병언 회장 입장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업가로서 미리 예측했어야 할 부분에 대하여 간과했기 때문에 어쩌면 인생에서 최대의 실수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사고의 책임을 지고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지금은 수사기관의 추격을 받는 1급 도주자가 되었다. 그의 도주를 조직적으로 돕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며, 그의 핵심 측근에는 유난히 여성들이 많다고도 하는데, 그래도 도주하는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얼마 전 프랑스로 도주한 유병언 회장의 장녀가 체포되었다. 그녀는 프랑스에서 매우 영향력있는 고가의 변호사를 선임하였고, 그 변호사는 유씨의 딸에 대하여 예상했던 대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변론을 개시하였다. 아마 유씨 딸의 국내 소환에 시간이 걸릴 듯하다. 도주한 유병언 회장과 그의 자녀들, 그리고 핵심 측근들도 당연히 자신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치적 희생양이라고 억울하다고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유씨 일가를 세월호 참사의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지적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유병언 회장이 도주하면서도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가 지도자로서 그들에게 어떤 감동을 준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지도자가 지금 도주를 했다는 것은 그의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인생역전에 역전을 극복한 유 회장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도전에 당당하게 맞대응하지 못하고 야반도주하듯 도망갔다는 부분은 유 회장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지도자이면서 성공한 사업가이고 촉망받는 세계적인 사진예술가인 유병언 회장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도주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병언 회장님에게 고합니다. "유 회장님! 지금 하실 말씀도 많으실 것이고,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때문에 속상하셨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라도 당당하게 수사기관의 조사에 임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유 회장님뿐만 아니라 자녀들, 그리고 유 회장님을 존경하는 측근들에게 영원한 지도자로서 보여 주셔야 할 자세인 거 같습니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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