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방해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잠잘때면 저릿저릿한 다리… 이대리, 오늘도 밤샜네요
863443_424343_3000
▲ 일러스트/박성현기자
남성보다 여성환자 자주발생
원인 '뇌 도파민 불균형' 추측
임신 등 호르몬 변화에도 증상
스트레칭·명상 긴장완화 도움
약물치료 통해 호전가능성↑


30대 직장 여성 A씨는 밤에 잠을 자는 것이 고통스럽다. 누우면 다리 한쪽이 쑤시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자세를 바꾸면 조금 나아지다가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불편한 느낌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탓에 피로감으로 일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A씨와 같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실제로 수면 효율이 정상인에 비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와 코슬립수면 의원 신홍법 원장팀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 '임상현장에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수면다원검사결과의 특징과 약물처방현황'을 보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수면 효율은 78%에 불과했다.



강 교수 등은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호소한 21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정상인(85~90%)에 비해 수면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제대로 일상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수면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불안증후군 왜 나타날까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불편한 감각과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 때문에 발생하는 수면장애다. 인종과 연구방법에 따라 1~15%까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으나 약 10%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명 중 1명이 환자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자주 발생하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잠을 자려고 누웠을 때 '다리가 불편하다', '기분이 나쁘다',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다', '콕콕 쑤신다'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 이러한 증상은 몸을 움직이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의 4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4가지 기준은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대개 불편하거나 불쾌한 느낌을 동반)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쉬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시작되거나 악화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움직이는 동안 완화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쾌한 느낌이 저녁이나 밤에 더 나빠지거나 발생 등이다.

■하지불안증후군 원인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자들은 뇌의 화학물질인 도파민의 불균형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화학물질은 몸의 근육 움직임을 조절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다수 환자들에게서 가족력이 발견되기도 한다. 임신 등 일시적인 호르몬 변화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 또한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상당수가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의 수면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1명의 환자 중 64.5%인 136명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25.1%인 53명은 주기성 사지운동장애를 동반해 총 대상자의 87.7%가 복합적인 수면장애 유형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두 가지 이상의 수면 장애가 공존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며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된 경우에도 야간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다른 수면장애가 있는지 확인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어떻게

철분 결핍 등 다른 질환과 연관돼 하지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원인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자기 전 따뜻한 목욕, 스트레칭, 명상 등을 통해 근육 긴장을 완화시키고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도파민효현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분석대상 211명의 환자도 4가지 진단기준에 의한 진단 척도가 치료 전 24.9점으로 중증에 해당했다가 적극적인 치료 후 13.4점으로 보통 수준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하지불안증후군 자가진단법

1) 다리가 불편하고 이상감각 없이도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고, 다리뿐만 아니라 팔과 다른 신체 부위에도 비슷한느낌이 나타난다
2) 쉬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움직이고자하는 충동과 불편함이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3)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이 걷거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에 의해 부분적이나 거의 모두 완화된다
4)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감각이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거나 저녁이나 밤에만 나타난다

863443_424344_3000
▲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
■ 치료는 어떻게?


1) 목욕과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2) 냉온팩이 도움이 된다.
3)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요가나 명상 같은 이환 요법이 도움이 된다. 특히 잠들기 전에 좋다.
4) 적절한 운동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5)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진다.
6) 카페인이 들어간 식음료를 삼가한다.

/홍현기기자
도움말/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

경인일보 포토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

홍현기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