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한남정맥·2]김포 한강 신도시와 검단 신도시 일대

'동네 뒷산 취급' 아파트에 묻힌 산맥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4-06-1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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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신도시 아파트 공사로 가려져 버린 김포 가현산의 모습. /인천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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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신도시 대규모 단지
마루금과 거리 1㎞ 안돼
검단, 녹지축 밀고 조성
생태계 단절 가속화 우려


한남정맥의 산들은 마루금(산등성이)으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2007년부터 경기도 김포시와 인천 서구 일대에서는 신도시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정맥의 마루금은 위협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김포와 서구 일대에서는 마송지구, 양곡지구, 한강신도시, 검단 제1신도시 등 여러 지역에서 택지개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신도시 아파트에 가려버린 한남정맥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김포시 통진읍 것고개 해병 제2사단 흑룡부대 연대본부 부근. 한남정맥 2번째 답사가 시작됐다.

7년 전 한남정맥을 찾았을 때,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던 김포 마송지구는 현재 학교 3곳과 주민 1만여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로 탈바꿈해 있었다. 대규모 아파트들은 한남정맥의 마루금인 것고개와 불과 1㎞도 채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도로에서 바라본 높게 솟은 아파트들은 한남정맥의 능선을 막아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답사를 함께 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사람들과 자동차의 왕래가 많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남정맥의 생태 축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세울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산의 높이가 낮다 보니 행정 관청에서는 한남정맥을 동네 뒷산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분 정도 이동하자 한남정맥의 한 줄기인 김포 가현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은 이미 김포 한강신도시에 건설 중인 고층 아파트들로 가려진 상황이다.

가현산과 가까운 김포시 양촌면 구래리와 마산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면서 도로에서는 산이 있는 것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인천녹색연합 박주희 간사는 "경기도의 주택 보급률은 이미 99%를 넘어서고 있지만 도에서는 60개가 넘는 택지개발 사업을 아직도 추진하고 있다"며 "녹지와 경관을 훼손하면서까지 과도한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지축을 밀어버린 자리에 자리 잡은 검단신도시

이날 탐사단은 인천시 서구 검단고등학교에서부터 서구 마전동의 한 대형마트까지 2㎞의 거리를 도보로 답사했다. 그러나 한남정맥 마루금이 남아있는 지역은 불과 500여m에 불과했다.

남은 지역은 이미 아파트와 학교, 도로가 마루금을 밀어낸 자리에 있었다. 방아재고개(검단고등학교 앞), 문고개(마전중학교 앞)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4차선 도로가 깔려 있고, 개발이 완료된 마전지구 아파트들이 마루금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 지역의 한남정맥 마루금은 이미 대부분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장 사무처장은 "현재 인천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검단 1신도시도 이처럼 녹지축을 생각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도시 개발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보호해야 할 한남정맥도 개발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한남정맥 서쪽에서 진행된 대규모 간척사업은 한남정맥 서쪽 지역을 훼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과거 염전이나 갯벌 등 해안가와 인접해 있어 활용 가능한 토지가 없었던 한남정맥은 이 일대에서 진행된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개발을 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가 생겨나게 됐다.

향토 지리를 연구하는 인천 서인천고등학교 최원길 교사는 "한남정맥 자체가 낮은 구릉이고,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활용 가능한 토지가 많아졌기 때문에 개발에 대한 수요와 압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방식의 난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마루금이 전부 사라지게 되면서 생태계 단절은 더욱 심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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