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가산효과 감산효과

자신의 에너지 나눠 상대 밝히면 효험 두배
욕심없는 순결한 혼합 더 좋은 결과 나타나
이합집산 정치권, 서로 힘 모으기를 바라

김병식

발행일 2014-06-20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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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식 초당대학교 총장
6·4 지방선거도 끝이 났다. 이어 7·30 재보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정가는 지금 그 결과를 두고 셈이 한창이다. 지역, 세대, 이념 등 여러 각도에서 득표결과를 분석하고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당내의 계파는 계파별로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행했던 여러 전략 및 선택에 대하여 효과도 분석하고, 공과도 따진다.

아무래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을 끌었던 일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선거를 2달여 앞둔 시점에서의 합당이었을 것이다. 과연 합당효과는 있었을까. 있었다면 득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나름대로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치는 않은 것 같다. 합당을 주도했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야당의 주류와 이에 소외돼 전략공천 등으로 불이익을 받은 비주류의 견해가 크게 엇갈리는 것을 보면, 각자의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석하고 싶어할 뿐, 정확한 진단은 아닌 것 같다. 언론에서도 여야 양당이 무승부라고 두리뭉술하게 짚고 넘어가는 듯한데, 이를 본 시청자들은 '통합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았나 보다'라고, 짐작해 볼 뿐이다.

사실, 우리가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 '어떤 사람과 함께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여서 팀워크가 대개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중요도에 비추어 선택 전에 그 효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데 있다.

물론, 잘 아시다시피, 물질들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많은 경우 여러 성분들이 쉼 없이 서로 섞이거나, 나누어지는, 분리와 혼합의 과정을 겪는다. 그러나 물질의 경우는 사람과 다르게 '혼합에 의해 발생하는 효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전문 용어여서 다소 생소하지만 '부분 몰 특성치'라는 값을 산출함으로써 계산이 가능하다. 예로, 물과 알코올을 같은 양 혼합하는 경우, 혼합 후의 부피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해 낼 수 있다. 이 경우 혼합 후의 부피는 원래보다 대략 3%가량이 작아진다. 이 계산의 핵심원리는 섞이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분자들이 서로 영향을 받아 자기 고유 에너지인 포텐셜 값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물론 성분의 양과 온도 등 주변의 여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이 계산 원리를 잘 원용하면 '사람들 간의 통합효과를 유추'해 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물질계에서는 사람과 다르게, 혼합은 쉽게 이루어지고 분리는 어렵게 진행된다. 그 이유는, 자연계에서는 모든 분자가 에너지를 고루 나누어 안정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쌀알과 보리를 섞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두 성분을 섞는 일은 어린아이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원상태로 나누어 분리하는 일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반면 사람의 경우는 그 반대다. 자기만의 에너지를 높이는, 즉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이해가 상충되어 헤어짐은 쉽게 일어나고, 함께 하는 연합이나 통합은 어렵게 진행된다.

이에 더하여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가 하나 있다. 혼합에서의 가산과 감산효과이다. 빛의 색은 혼합하면 더 밝아진다. 즉 빨강, 파랑, 초록인 빛의 삼원색을 합치면 원래 색보다도 더 밝아진 흰색이 된다. 가산효과다. 반면에 물감의 색은 더 어두운 색이 된다. 마젠타, 시안, 노랑, 즉 액체의 삼원색을 합치면 검정색이 된다. 감산효과다. 즉 끈적끈적한 액체 물질들을 합치면 더 어두워지고, 빛과 같이 투명하고 밝은 분자들은 이전보다 더 밝아진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다르듯이, '사람들 간의 통합'에 물질을 예로 들어 해석하려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받아들여, 자신의 에너지를 나누고 상대를 밝히는, 투명한 물질들 간의 혼합, 즉 욕심 없는 순결혼합에는 '가산효과'가 있다는 점은 참고해 볼 만하다. 우리 정치에서, '사람들의 이합집산'이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면, 되도록 상호 에너지가 증가하는 '가산혼합' 쪽으로 진행되길 바라본다.

/김병식 초당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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