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하는 조직의 비결, 상하동욕(上下同欲)

최고위층부터 말단까지 같은 꿈 꿔야 '성공'
유당선자, 진정성 갖고 헌신하면 응집력 커져
조직원, 스스로 움직이게 당근과 채찍 필요

손동원

발행일 2014-06-25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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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인천시 정권이 바뀌면서 인사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한편으론 새 시장에게 공정한 인사를 바라는 희망 메시지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새 권력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권력은 마치 왁자지껄한 시장(市場)과 같다. 권력자 주변은 시장 바닥처럼 항상 사람들로 들끓게 되며, 사람 장막에 갇힌 권력자는 환상에 도취된다. 또 권력이 사라지는 날 시장 사람들은 새 권력에 붙어 버린다. 이것이 역사 속에서 반복됐던 권력자 주변의 모습이었다. 모든 조직원은 권력에 따라 움직이는데, 공무원 조직은 특히 그렇다. 그들은 권력의 도움으로 조직 위계질서 사다리의 상단부로 올라가고 싶어 한다. 그것이 공무원의 본능이다. 오죽하면 공무원에게 왜 사냐고 물으면 승진하기 위해 산다고 답한다고 한다.

이런 공무원 조직을 이끌고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손자병법은 그 최고의 비책으로 '상하동욕(上下同欲)'을 말한다. 즉, 최고 장수에서부터 말단 병사까지 모두가 같은 꿈을 꾸는 군대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최고위층부터 말단 조직원까지 같은 꿈을 꾸는 조직은 인화(人和)와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천시(天時)와 지리(地利)가 좋아도 인화가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 인천시 조직에서 '상하동욕'이란 유정복 당선자의 비전이 전 조직원에게 공감되는 상태를 말한다. 모든 공무원들이 시장(市長)과 같은 마음으로 신나게 움직여준다면 성공할 수 있다. 유능한 지휘관이 병사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면 자신부터 진정한 헌신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진정성이 없는 소통은 공감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오랫동안 '의리'를 외쳐온 연예인 김보성이 최근 진정성의 화신(化身)으로 등극한 사례도 그것을 말해주는 교훈이다.

새 권력이 들어서면 조직은 표면적으로 응집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소명의식을 공유하지 않는 응집력은 의미가 없다. '이 사회에 무엇을 공헌할 것인가'라는 소명의식이 없다면 응집력이 높아질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조폭 조직을 응집력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다. 응집력은 '같이 뭉쳐 있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응집력은 소명의식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 조폭 집단은 이 소명의식이 없기 때문에 응집력이 높지 않고, 표면적으로 의리와 복종 등과 같은 허상만 있을 뿐이다. 많은 조폭 영화에서 드러나듯, 보스의 뒤에서 칼을 꽂는 하극상이 빈번하고 자리다툼이 치열한 이유는 바로 소명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폭 두목은 조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수익을 만들어 주어야 생존할 수 있다. 이것은 공감하는 소명의식이 없는 조직을 이끄는 것이 얼마나 고난한 일인가를 잘 보여준다.

유 당선자가 설정하는 소명의식이 확정된다면, 그 다음 과제는 그것을 조직원들이 공감하게 하는 작업이다. 이는 유 당선자의 진정한 헌신에도 달려있지만, 조직내 신뢰와 믿음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에도 영향을 받는다. 공무원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으로 소위 '당근'과 '채찍'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들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완결 조건은 아니다. 우선 조직원들을 격려하는 '당근'을 생각해보자. 당근이라는 보상만으로 조직원들을 움직이려는 건 부족한 생각이다. 제정 러시아 시절 한 군대에서 벼룩을 잡아오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설계했었다. 벼룩을 없애고자 했던 보상책이었지만, 놀랍게도 러시아 병사들은 보상을 늘리기 위해 오히려 벼룩을 키웠다. 즉, 벼룩을 없애기는커녕 벼룩이 더욱 늘어난 것이다. 보상책으로만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이런 모순을 낳는다. 사람은 자신이 자신을 통제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 또한 '채찍'이라는 처벌만으로도 조직원들을 움직일 수 없다. 미국의 어린이 집은 직장 맘에게 픽업 마감시간을 주고, 그 마감시간을 넘기면 벌금을 부과했다. 이 벌금(채찍)으로 지각이 줄어들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지각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 지각한 대가로 벌금만 내면 늦게 가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이다. 역시 스스로 움직이는 동력을 주지 않는 한 벌칙으로도 조직원들을 움직일 수 없다. 민선 6기 인천을 이끌 유정복 당선자가 '상하동욕' 조직을 만들어 공무원들의 신바람 속에서 인천시의 도약을 이뤄내길 진심으로 바란다.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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