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한남정맥·3]계양산 습지

무분별 등산로 확장 '사라지는 습지'
인천시·인천산림조합 후원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4-07-07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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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산에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습지인 목상동 습지. 쌀미꾸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등 멸종 위기 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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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고려않고 폭 넓혀
예전보다 많은 토사 유입

토우부대 옆 목상동 습지
수도권 유일한 '원형보존'


인천시는 2006년 계양산에 위치한 계양산 목상동 습지지역과 지선사 습지지역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했다.

목상동 습지지역은 늦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대모잠자리 등 인천의 육지지역 중 생물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하고, 희귀식충식물인 통발이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선사 습지지역도 이삭귀개, 늦반딧불이, 도롱뇽 등의 서식처가 발견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롯데에서 추진한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테마파크) 사업으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이곳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현재 계양산 습지는 무분별한 등산로 확장 공사로 훼손되고 있다.

■ 등산로 확장으로 피해 받고 있는 습지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계양산 삼림욕장 입구에서부터 한남정맥 세번째 답사를 시작했다.

계양구는 지난해 9월부터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등산로 10.2㎞를 정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등산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인근 습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길의 폭을 2~3m(기존 1m)로 넓히는 바람에 오히려 습지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등산로를 확장하는 공사 과정에서 퍼낸 흙을 습지 위에 덮어버렸고, 빗물에 의한 토사 파임 현상을 막아주던 나뭇가지들을 모두 베어버려 적은 양의 비로도 등산로의 흙이 유실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등산로 바로 옆에 있는 습지에 예전보다 더 많은 토사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정구 인천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해 등산로를 만들었지만 (등산로가)산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등산로 일대의 습지는 모두 흙으로 메워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등산로를 따라 20분 정도 이동하자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09년 만들어진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는 282㎡의 습지가 조성돼 있고, 인근의 원적산과 연결돼 있어 야생동물들의 휴식 장소와 이동로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지난해 야생동물연합 한창욱 박사가 실시한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 모니터링'에서도 이곳에는 삵, 너구리, 족제비, 황조롱이, 말똥가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생태통로가 등산로와 너무 인접해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정구 사무처장은 "등산로 가까운 곳에 생태통로가 있다 보니 사람 냄새에 민감한 야생동물들이 이곳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계양산에 훼손되지 않은 유일한 습지인 목상동 습지

이날 탐사단은 17사단 토우부대 인근에 위치한 목상동 습지에 도착했다.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군부대 뒤편 습지'로 불리는 이곳은 원형이 잘 보전된 수도권 유일의 습지로 알려져 있다.

이날 조사를 함께 한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은영 연구원은 "아무래도 군부대 인근에 위치하다 보니 등산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훼손이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이곳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도 물웅덩이가 유지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이곳은 오랜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다른 습지와는 달리 물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습지에 도착하자 버들나무와 통발 등 습지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었고 쌀미꾸리, 한국산개구리, 참개구리, 뱀 잠자리 유충 등을 볼 수 있었다.

장정구 사무처장은 "수도권 다른 지역을 가보더라도 이 정도 규모의 습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인천시에서는 이곳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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