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

윤수경

발행일 2014-07-1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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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수경 사회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

그만큼 아이를 가르치고 돌보는 일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지역사회 등 많은 사람의 협력과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점차 다문화 사회로 가면서 관련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 대한 학교와 교육계의 인식은 걸음마 수준이다.

최근 수원의 한 초등학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이러한 교육계의 실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한국과 캐나다 이중국적을 가진 아이에게 "절반은 한국인인데 김치를 먹지 못하니"라는 말을 서슴지않고 하거나 수업 도중 쉬운 단어를 반복해서 묻는다는 이유로 반 전체 학생들에게 '바보'라고 네번씩 복창하게 하는 등의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 역시 아이의 상처를 돌보지 못했다.

해당 교사는 홧김에 혹은 훈육을 위해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그 말이 아이를 병들게 만들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은 한 아이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무심코 던진 말을 아이들이 재사용하게 돼 또래 사이에서도 똑같이 쓰일 수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우리도 똑같이 말해도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가르칠 때는 문화적 배경을 파악하고 어휘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일련의 사건들을 한 교사의 자질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넘어가서는 안된다. 선생님과 학교, 교육 주체 모두가 나서 이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시 아프리카 격언으로 돌아가서, 지난 6·4전국지방선거에서 수많은 교육감 후보들이 위 격언을 이야기하며 공약을 만들고 시민들에게 외쳤다. 목을 쉬어가며 시민들에게 외쳤던 그 분들의 말이 허언(虛言)이 되는 것이 아닌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윤수경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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