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한국의 대표적 다작 시인 '조병화'

지난 6월 29일, '다작(多作)의 시인' 조병화의 발자취를 찾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105 '조병화문학관 서울사무소'를 찾았다.

조병화가 세상을 뜰 때까지 살았던 집 한 편에 마련된 서울사무소에는 그가 평생 남긴 시집, 수필집, 연구서가 가득했다. 더욱 눈에 띈 것은 그림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를 꿈꿀 정도로 그림 그리기에 소질을 보였다고 한다. 조병화의 그림 전시는 서울사무소에서 자택 안까지 이어졌는데, 집 안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 걸린 인천 풍경을 담은 그림이 단연 눈에 와닿았다.



황톳빛 산등성이와 회색빛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이 그림에 조병화는 '월미도에서 본 1947년경의 인천'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이런 그림을 그리며 꿈의 좌절과 그 고독을 이겨 내었다.

그가 첫 작품 '소라'(1946년)를 쓸때 거닐었던 월미도, 당시의 인천이 고스란히 그림에 담겨 있었다. 그림 어딘가에는 '과학도 조병화'를 '시인 조병화'로 변신시킨, 강한 생명력으로 꿈틀대던 '소라'가 기어가고 있을 것만 같았다.

조병화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힘든 시기 때마다 인천에 머물렀음을 알 수 있다. 과학도의 꿈을 접었을 때도, 은사였던 신기범 선생이 서북청년 학생들에게 테러를 당해 작고했을 때도,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 사회가 혼란스러웠을 때도,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1980년대 초에도 조병화는 인천에 있었다.

그는 인천에서 위안을 얻고 새로 태어났다. 그리고 그 인천을 '시'로 남겼다. 조병화와 인천은 단단하게 묶여 있다.

/박석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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