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자진 사퇴… 허정무 부회장도 물러나(종합)

신창윤 기자

발행일 2014-07-11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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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382일간 5승 4무 10패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의리'선수기용 구설수
토지 구매·회식 논란

"땅 논란, 비겁한일 안해
회식여흥, 신중 못했어…
나는 실패한 감독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낸 홍명보(45) 감독이 여론에 밀려 결국 자진 사퇴했다. 

또 월드컵 대표팀 단장으로 브라질 캠프를 진두지휘했던 허정무(59)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동반 사퇴했다.
홍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감독 자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령탑을 맡은 1년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나 때문에 많은 오해도 생겼다"면서 "모두 내가 성숙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감독은 "모든 것은 결과가 이야기한다. 알제리전 패배 때부터 사퇴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나쁜 결과를 가져온 만큼 나는 실패한 감독이다"라면서 "월드컵 이후 잘못된 점을 반성했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월드컵 최종 명단을 확정하면서 불거진 '의리 논란'에 대해선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어떤 감독도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없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 축구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시작했다. 팬들도 후임 사령탑에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24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홍 감독은 382일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홍 감독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공식적으로 감독직을 시작한 후 이번 월드컵까지 5승4무10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홍 감독은 애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축구협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 2일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4시간에 걸친 면담 끝에 남은 계약기간까지 감독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유임 후 월드컵 직전 토지를 구매한 사실이 불거진 데다, 선수단이 월드컵을 마치고 브라질 이구아수 캠프를 떠나기 전 회식 자리에서 여흥을 즐긴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여론이 시끄러워지자 유임을 번복하고 사퇴를 결심했다.

그는 토지 매입과 대표팀 회식 영상 유출 등에 대해 "땅 부분은 개인적인 일이다. 그렇게 비겁하지 않았다"면서 "회식과 관련해선 이미 사퇴를 결심한 상황에서 선수들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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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퇴 발표하는 허정무 축구협회 부회장과 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연합뉴스

홍 감독의 인터뷰가 끝난 뒤 허 부회장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월드컵 대표팀 단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홍 감독과 동반 사퇴하기로 결심했다. 모든 책임을 축구협회가 떠안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월드컵 부진의 모든 책임은 떠나는 나와 홍 감독에게 돌렸으면 좋겠다"며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날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협회 회장단과 함께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저를 비롯한 협회는 브라질 월드컵 성적 부진에 이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우리 대표팀의 성적 부진에 대해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기술위원회를 대폭 개편하고 후임 대표팀 감독도 조속히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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