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때문에 멈춰버린 바이올린

황성규

발행일 2014-07-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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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구리에서 최근 아동정서발달 지원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서비스는 악기 강습이나 음악심리치료 등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돕는다는 취지로 수년 전부터 시행됐으며, 주로 저소득층 아이들이 대상이 돼왔다.

그런데 음악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던 어른들의 약속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시의 해명은 그럴 듯하다. 이 사업에 필요한 전체 예산은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가량 줄어든데다, 서비스 대상자 선정 기준이 완화돼 서비스 대상자가 대폭 늘어 재정 감당이 어려워졌다는 것. 게다가 정부예산 지원은 그대로 유지된 반면, 재정상태가 어려워진 경기도가 예산지원 비중을 대폭 줄인 탓에 상대적으로 시의 부담이 커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느냐고 되묻고 싶다. 정부나 여느 지자체나 예산은 항상 부족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적 중요도를 고려해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 건 불가피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한정된 예산으로 아무런 사전 예측도 없이 대상자를 선심쓰듯 다 받아들인 것이 문제였다. 이제 와서 돈이 없다며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 것도 서비스 대상자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서비스를 받고 있던 구리지역 400여명의 아이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 바이올린을 배우는 일에 흥미를 느껴 일주일에 한 번 있는 강습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 아이들도 있었을테고, 음악을 통해 차츰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찾아가던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이를 못하게 된 아이들이 느낄 실망감과 상처는 누가 달래줄 것인가. 하지만 아이들보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건 어찌보면 부모들이 아닐까 싶다. 지원금이 끊긴 이유로 자식이 좋아하던 것을 해주지 못하게 된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희망이 쌓여가던 아이들의 바이올린은 결국 돈때문에 멈췄다.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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