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장용휘

발행일 2014-07-3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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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용휘 수원여대교수·연출가
사건 실체 모르고 범인 파헤치다
자신이 범인임을 안 오이디푸스
세월호 참사 100일이 지났지만
무능·무책임서 한 발도 못나가
작금의 우리와 다를게 무엇인가
대통령 약속처럼 국가 개조해야

고대 그리스의 저 유명한 신화 오이디푸스 왕을 생각하면 작금의 우리가 오이디푸스가 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탁으로 인해 친부모에게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고 기적적으로 코린토스의 폴리보스 왕에게 양자로 들어가게 된다. 코린토스의 왕자로 장성한 오이디푸스는 델포이 신전을 찾아갔다가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결혼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신탁을 듣는다. 친아비 라이오스가 받았던 예언과 같은 것이었다.

오이디푸스는 비극을 피하기 위해 코린토스를 떠난다. 테베로 가는 좁은 길에서 오이디푸스는 라이오스 일행과 사소한 말다툼 끝에 라이오스 일행을 다 죽여 버린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한지도 모르고 테베에 들어간 오이디푸스는 괴물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마저 다 풀어내 영웅이 되고 당당하게 테베의 왕이 돼 친어미 이오카스테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생산한다. 나라에 역병이 돌자 걱정스런 맘으로 신전에 가서 라이오스왕이 죽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역병이 멈출 것이라는 신탁을 받는다. 사건을 파헤치다 자기가 친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눈알을 뽑았고 왕비도 자살을 해버린다.

자신이 저지른 일의 실체를 모르고 범인을 파헤치다 스스로가 범인임을 깨달은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지 100일이 지났다. 당시에는 모두가 죄인의 심정으로 아파했고 울어댔고 분노하는 듯 했다. 누군가는 국가의 안전망을 탓했고 누군가는 세월호 선사를 탓하는가 하면 해경을 원망하고 정부를 꾸짖기도 하며 뭔가 잘못됐다는 공통된 인식을 가졌다.

하지만 100일이 지난 현재의 모습은 참사 이전의 무능과 무책임에서 한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희생자 수습이 완료되지도 않은 것은 고사하고 참사의 첫 단추인 세모그룹 전 회장 유병언을 잡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모든 검경 언론이 유병언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찾아 헤맸는데 유병언이 말없는 주검으로 발견된 것은 희대의 블랙코미디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리곤 우수수 잡히고 자수하는 유병언의 조력자들, 국민은 헷갈린다. 종교지도자라는 배경에 기업을 하면서 얼마나 대한민국을 갖고 놀았고 비아냥 거렸는지, 거기에 진정한 도움을 준 자들은 누구인지 당연히 있을 테고 밝혀야 할 터인데 그런 말들은 아예 없다. 비정상이 정상처럼 돼가고 있다.

국회로 가면 한 술 더 뜬다. 세월호 참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법을 만들자고 하더니 정쟁으로 시간 다보내고 아직도 싸움만 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국회의원은 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교통사고라느니 희생자보상 문제를 교묘하게 엮어서 본질을 호도하거나 심지어 유가족들과는 전혀 다른 사안인 천안함 사건까지 들고 나와 민심을 흐리기도 한다.

세월호 특별법은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께서 약속한 국민과의 약속임을 알아야한다.

진정 몰라서 하는 소리라면 말해줄 수 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선박수명 연장부터 선박증개축 등 국민의 생사가 걸린 사안에 종교의 탈을 쓴 불량 기업인이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피아·해피아 등 수없는 피아들이 빌붙어 만든 참사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죄없는 국민, 그것도 학생들이 당한 어이없는 일로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고 대통령의 약속대로 국가를 개조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모르고 사건을 파헤친 오이디푸스가 되지 말자고, 그래야 이 나라가 바로 설 것이라 믿는다고! 이것이 국민의 소리이고 민심이다.

/장용휘 수원여대교수·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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