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시대의 일상과 문화

자동차·항공기 부품 등 정밀기계서 강점 입증
전방위적 파급효과 '3차 산업혁명' 초래 예측
기존 상품 불법복제 등 넘어야 할 장벽 많아

김창수

발행일 2014-07-30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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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객원논설위원·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3D프린터(3D-printer)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3D프린터는 그대로 입력된 설계도면 대로 3차원 입체 물건을 찍어내는 기계다. 이 프린터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입력한 디지털 설계도에 따라 플라스틱이나 금속 물질을 노즐로 분사해 켜(layer)를 쌓아올리듯 물건을 만든다. 금형 제작의 단계 없이 물건을 바로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다만 프린터라는 명칭이 가진 고정관념 때문에 관련분야의 종사자들 외엔 이 혁신적 발명품이 몰고 올 변화상을 아직 짐작하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입체사출기(立體射出機)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3D 프린터 기술이 제조업의 혁명 혹은 3차 산업혁명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전방위적 파급효과 때문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3D프린터의 기술 개량과 생산비 절감이 이뤄지면서 전 세계 제조업 지도를 완전히 바꿔 놓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12년 47억 달러였던 3D프린터 시장은 2019년 138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의 혁명으로 불리는 3D프린터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100만원대의 보급형이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이미 자동차와 항공기 부품 등 정밀기계에서 3D프린터의 강점이 입증되었다. 의료분야에서는 인공관절과 인공뼈, 인공치아 등을 비롯한 이식용 인공장기를 만들어 환자에게 이식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이 산업구조 변화는 물론 시민생활과 문화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머지않아 3D 전용 스튜디오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동네 사진관들이 3D스튜디오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스튜디오에서는 고객의 얼굴이나 전신상을 입체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3D프린터는 시민들의 여가생활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제작 동호회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D 프린팅 과정을 통해 개인들은 창의적 물건을 만들면서 창작 욕구를 실현할 수 있다. 또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용품이나 기념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인형이나 완구, 장신구, 교육 보조재료 제작이 극히 간편해지게 될 것이며, 가정에서도 생활용품은 직접 제작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소비생활도 바뀔 수 있다. 지금은 전자상거래로 주문한 물품이 가정으로 배달되지만, 앞으로 물품의 디자인 파일만 구입하고 물건은 집에서 프린트하는 풍경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다양한 직업군이 생겨날 것이며, 기술의 특성상 1인 기업의 창업도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관광기념품 가게의 변화도 예측된다. 초콜릿이나 캔디를 고객이 원하는 모양으로 즉석에서 제작해 줄 수 있다. 고객의 얼굴이 부조된 기념주화,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입체 인물상이나 부조(浮彫)물이 기념사진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화가나 미술인들이 3D프린터를 활용하면 훨씬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기념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D프린터가 넘어야 할 장벽은 많다. 범죄 집단이 무기 제작이나 기존 상품의 불법 복제에 사용될 우려가 높다. 기술적으로는 프린팅 속도를 높여야 하며, 플라스틱 중심인 프린트 원료를 다양화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3D프린터는 색채를 표현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디자인이나 회화, 조각 등 조형 예술인들의 기술과 창의성이 접목된다면 새로운 예술 장르가 생겨날 수도 있다.

3D 프린팅 기술개발에 투자해 3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한편 그 신기술의 보급과 활용, 산업고도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술개발이 주로 중앙정부와 기업의 역할이라면 활용은 지방정부나 문화산업 분야의 과제가 될 것이다.

/김창수 객원논설위원·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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