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남수단 문화·청년·체육부 피터 뱁티스트 차관 방한

스포츠는 국민 기본권리… 內戰상처에 희망될 것

신창윤 기자

발행일 2014-08-05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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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남수단 문화·청년·체육부의 피터 뱁티스트(62·Peter Baptist) 차관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들에 대해
한국 스포츠정책 벤치마킹
IOC가입 협의위해 찾아와
임흥세 남수단 축구총감독
열정과 의리·성과에 '감동'
韓 이미지 中·日보다 좋아

독립한지 3년밖에 안된 나라
전쟁 탓 인구 80%가 청소년
배움에 대한 열정 많지만…
정부지원은 사실상 어려워
임감독 같은 지도자 필요해


"한국 스포츠의 시스템을 배우고 싶다."

아프리카 남수단은 얼마 전까지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으로 위기 상황을 맞았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정국이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그 곳에서도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이런 시기에 남수단 스포츠 재건을 위해 뛰는 사람이 있다. 그는 남수단 문화·청년·체육부의 피터 뱁티스트(62·Peter Baptist) 차관이다. 피터 차관은 남수단 축구대표팀 임흥세 총감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경인일보를 방문한 피터 차관. 1952년생, 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피터 차관은 젊어 보였다. 그를 보자마자 '젊어 보인다'라고 말하자, 그는 함박웃음과 함께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나이보다 젊다고 해서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스포츠라는 단어에 걸맞은 패기와 열정이 엿보였다. 그를 통해 남수단의 체육정책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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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첫 방문이라는 피터 차관은 한국 사람들에 대해 "모두가 겸손하고 친절했으며 부지런하다라는 것을 느꼈다"며 "모든 면에서 체계적으로 잘 갖춰진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피터 차관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한국 체육정책 및 운영에 대해 벤치마킹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식 가맹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유로 피터 차관은 지난달 25일 도착하자마자 바쁜 일정을 보냈다.

우선 전북 무주로 내려가 국제유스캠핑페스티벌을 참관했으며, 한국청소년연맹과 업무협약을 통해 양국 청소년들의 문화·스포츠 교류를 갖기로 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해 김종 제2차관과 체육 협력에 대해 논의했으며, 경기도의료원과 삼성전자 방문 등 한국 곳곳을 둘러봤다.

한국 방문 이유에 대해 피터 차관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드는 스포츠 강국 한국과 스포츠 교류를 한다면 남수단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면서 "임 총감독의 도움으로 한국과 스포츠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수단 국민들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국민에게는 매우 우호적이다. 임 총감독이 축구를 통해 남수단 정부와 국민들에게 용기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피터 차관은 이에리사 국회의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초 남수단 주바를 방문해 스포츠 외교를 펼쳤다. 남수단 정부로부터 국빈 초청을 받은 이 의원은 주바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고, 남수단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 명의의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피터 차관은 "이 의원은 지난 3월부터 남수단의 IOC 가입 추진을 적극적으로 돕고 이에 관한 조언을 해주었다"며 "남수단은 아직 IOC 정식 회원국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의원의 도움을 받아 자국 5개 종목을 아프리카의 각 연맹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IOC 회원국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수단은 IOC 회원 가입을 위해 종목별로 국제연맹 가입을 차례로 추진중이다. 축구와 태권도는 이미 가입된 상태며 농구, 배구, 육상, 복싱, 탁구와 장애인종목 등도 정식 가입을 앞두고 있다.

우선적으로 5개 종목 이상을 국제연맹에 가입시켜야 IOC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피터 차관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피터 차관의 얘기 대로라면 남수단은 오는 9~10월께 IOC에 정식 회원국 가입 신청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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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의 스포츠 정책에 대한 의견도 들어봤다. 피터 차관은 "스포츠는 국민의 기본 권리다.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동하고 건강을 지킬 권리를 갖는다"면서 "하지만 남수단은 독립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내전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많다. 현재는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급하기 때문에 스포츠 예산 지원은 어려운 형편"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남수단은 내전으로 국민들의 삶이 어려운 상태다. 또 일부 어린이들은 식량이 부족해 먹는 것 마저도 여의치 않다. 그러나 피터 차관은 "스포츠가 국민들의 힘을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 총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해 "지난 1월 임흥세 총감독이 축구대표팀을 맡은 뒤 착실히 한국 축구 시스템을 도입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면서 "한국과 축구 교류를 정례화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모잠비크와 축구 경기를 가졌는데 1무1패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위도 205위에서 185위로 올라가는 등 서서히 축구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며 "임 총감독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축구 지도자 및 선수들이 그의 의리에 감동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수단은 내전으로 제대로 된 경기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 대회도 남수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피터 차관은 "내전으로 경기장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축구 경기장이 없어 경기를 다른 국가에서 치르기도 했다. 조만간 다시 계획을 세워 경기장 건설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제를 바꿔 만약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어느 종목에서 메달을 바라볼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남수단 국민들은 손과 발이 길다. 따라서 농구, 배구, 육상, 태권도 등에서 메달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터 차관은 "남수단도 독립한 뒤 동아프리카 청소년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농구, 배구, 핸드볼, 육상, 럭비 등에서 선수들을 내보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남수단의 청소년 정책에 대해 그는 "남수단 학생들은 초등학교 8학년, 고등학교 3학년 등 11년간 학업에 열중한다. 하지만 학생들에 비해 이들을 가르칠 전문 교사들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임흥세 총감독처럼 전문 지도자들이 남수단을 찾아 현지 지도자 양성 교육을 해준다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수단 현지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전체 10개 주 가운데 7개 주가 모두 안정을 되찾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곳에선 더이상 폭력 소요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3개주 가운데 일부에서 소동이 있긴 하지만 정국 안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 음식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불고기, 갈비 등을 먹어 봤는데 맛이 훌륭했다"면서 "김치는 매웠지만, 모든 음식이 입에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그렇다면 남수단은 월드컵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해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열렸다. 무척 부럽기도 했고 우리에게는 머나먼 나라의 얘기였다"고 답한 뒤 "물론 남수단도 월드컵을 개최하고 싶다. 그러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게 최우선이다. 그 이후에 월드컵 유치에 대한 생각도 해보겠다"고 밝혔다.

50여년 간 내전 끝에 2011년 7월 새 독립국가가 된 남수단은 이후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자신도 농구 선수 출신으로 꿈을 펴지 못한 까닭에 피터 차관은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남수단의 스포츠 정책 임무를 맡았고, 곧바로 한국을 찾았다.

피터 차관은 "한국민들의 환대에 감사드린다. 머지않아 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면서 "세계 스포츠 강국인 한국이 남수단을 도와준다면 우리는 영원히 그대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웃으면서 떠났다.

글 = 신창윤기자
사진 = 김종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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