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힘들다

박종대

발행일 2014-08-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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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대 사회부
지난 6월과 7월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필사적 노력과 온갖 고생을 한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후보자 만큼은 아니겠지만 밤낮 가리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통씩 휴대전화로 발송되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심한 경우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후보자의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숙면을 깨우는 문자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권자들은 스팸문자처럼 다량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후보자에게 좋은 점수를 줄 리가 없다. 까칠한 성격의 유권자는 후보자에게 전화해 입에 담기도 무서운 욕설을 내뱉으며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후보자들은 강변한다. 선거에 출마한 입장에서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래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편법을 써서라도 유권자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거운동을 펼쳐야 한다.

눈치가 빠른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문자메시지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을 감지하고 문자메시지 발송을 줄인다. 결과는 (이번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당선이었다. 선거당락에 있어 문자메시지가 주는 긍정적 효과를 크게 찾아볼 수 없었다.

이쯤 되면 정부가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정치인들도 선거공영제라는 미명하에 막대한 국가예산을 지원해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문자메시지 비용을 보전해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허구한날 치고 받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서 불신의 벽이 커져 정치를 멀리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진정 국민을 대변해 주는 정치인으로서 선거에서 당선되기를 원한다면 유권자들에게 가장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

/박종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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