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사이토프 올렉 러시아 유즈노 사할린주 체육부장관

한국 '월드컵 인프라 활용' 수익창출 구조 인상적

신창윤 기자

발행일 2014-08-25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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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인구 1/4 생활체육 즐겨
경기도·K리그 등과 교류추진
한국 동계 스포츠종목 선수에
러 기술전수 적극적으로 협조

지자체 조성 시설물
민간위탁 운영
시민 개방시스템
러시아도 배워야…


"한국의 스포츠 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찾게 됐다."

오는 2018년은 러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린다. 러시아는 동·하계 스포츠 강국이다. 지난 2월 자국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를 기록하며 메달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또 하계올림픽에서도 세계 5위권에 들 정도로 파워를 보여왔다. 이 같은 이유는 러시아 정부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4년 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면모를 또한번 과시할 전망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후 일찌감치 월드컵을 준비하는 러시아는 축구 인프라 구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수원을 방문해 25일 출국하는 러시아 유즈노 사할린주 사이토프 올렉(39·Saitov Olec) 체육부 장관이 24일 경인일보를 찾았다.

올렉 체육부 장관은 사할린주의 체육정책을 총괄한다. 우리의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 국장과 비슷한 위치다. 올렉 장관은 이번 한국 방문에 사할린주 로틴 예브게니 하원의원, 사할린주 배 루슬란 스포츠편집국장 등과 함께 했다.

한국 방문 소감을 묻자 올렉 장관은 "이번이 2번째 방문"이라며 운을 뗀 뒤 "한국의 스포츠 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찾게 됐다"면서 "3일간 살펴본 결과, 한국은 스포츠 인프라 구축(특히 축구장)과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올렉 장관은 스포츠센터와 지역 체육·문화 시설, 월드컵경기장 등 체계적으로 잘 갖춰진 스포츠 시스템을 칭찬했다. 그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둘러본 결과 뛰어난 경관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때 지어진 경기장이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잘 관리되고 운영된다는 것에 대해 감명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4년 뒤 치러질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막대한 공사비를 투입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후 활용에 대해선 아직도 준비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올렉 장관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풋살구장을 방문해 직접 동호인들과 풋살 경기를 체험했다.

축구화 사이즈가 맞는게 없어 맨발로 대결을 벌인 러시아 사할린주팀과 한국 동호인팀은 풋살을 통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풋살의 묘미를 만끽했다.

올렉 장관은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인조잔디 구장으로 조성된 풋살구장과 보조구장이 무척 마음에 든다"면서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조성해 놓은 시설물을 민간에게 위탁 운영하고, 여기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에 대해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스포츠 시설물을 시민들이 마음놓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울만 하다"며 "사할린주도 이런 노하우를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올렉 장관 일행은 앞서 경기도의회와 수원시, 수원시의회를 차례로 방문해 한국과의 교류를 협의했다. 그는 "우리 일행중에 로틴 하원의원이 동행했다. 경기도의회와 수원시의회를 찾아 의원들과 양국 교류에 대해 협의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향후 사할린주와 경기도, 수원시 등과 스포츠·문화 교류를 추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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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러시아는 동계스포츠에서 만큼은 기술력과 인프라 구축에서 한국에 비해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동계스포츠 종목인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 한국 선수들이 러시아를 찾는다면 기술 전수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도 한국의 태권도, 양궁 등 배울 수 있는 종목이 많다. 한국에서 합동 훈련을 해준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사할린주는 한국 인천국제공항에서 3시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국의 동계종목 선수들이 훈련 여건이 뛰어난 이 곳에서 최상의 훈련과 노하우를 배운다면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동계 종목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할린 주는 동계올림픽 종목 훈련 캠프 유치를 위해 국제 시설의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바이애슬론 경기장, 알파인 스키장을 조성하고 있다"며 "경기도와 스포츠 교류를 추진한다면 향후 문화, 경제까지 폭넓은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 대해 그는 "러시아는 국토가 넓다. 따라서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볼고그라드, 카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치, 사란스크 등 러시아 북서부에 위치한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개최된다"면서 "극동에 위치한 하바로스크와 사할린주는 월드컵을 치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은 개최하지 않지만 지역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인조잔디 조성과 스포츠센터 등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늘어나고 있다"며 "사할린주도 월드컵을 대비한 축구 붐 조성을 위해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경기를 관전한 올렉 장관은 "수원을 방문해서 얻은 것이 많았다"며 "프로축구 문화와 경기장 관람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열기를 실감했다. 앞으로 프로축구도 정기적으로 교류를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화제를 바꿔 한국 음식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김치는 맛있는데 아직도 맵다. 하지만 비빔밥, 김밥, 불고기 등은 정말 맛있다. 고기와 함께 먹는 막걸리 맛도 최고였다"고 전했다.

올렉 장관은 올림픽 복싱 챔피언으로 러시아를 들썩였던 인물이다. 그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복싱 67㎏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4년 뒤인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같은 체급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이어 그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3회 연속 메달을 따내는 등 올림픽 영웅이었다.

러시아는 그를 인정해 2005년 6월 사마라 문화스포츠 부서 장관 대리로 임명했고, 2009년 5월에는 사마라 스포츠 차관으로 지역 스포츠 담당을 맡겼다. 또 2013년 2월부터 그를 사할린주 정부 체육부 장관에 임명해 사할린주의 체육 정책을 맡겼다.

이에 대해 올렉 장관은 "당시 나는 복싱 우상이었다"면서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 모든 것이 행복했다. 내 인생에 최고의 해였다"고 전했다.

현재도 복싱을 즐겨하느냐에 대해 올렉 장관은 "34세 이상부터 복싱 경기에 출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대신 헬스와 하키, 스키 등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할린주 체육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사할린주는 지난해까지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25%인 12만5천여명이 건강을 위해 생활체육을 즐긴다. 종목은 겨울이 길기 때문에 하키와 크로스컨트리, 조깅 등을 즐겨한다"고 전했다.

이어 올렉 장관은 "스포츠가 활성화되면 국민들이 건강해지고, 나아가 사회와 국가가 튼튼해진다"면서 "러시아 정부도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많은 나라들과 교류하고 스포츠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가 없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건강해야 하는 권리를 갖는다"고 답했다.

끝으로 올렉 장관은 "스포츠는 직업, 연령, 국가, 신분 등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고 공평하다. 오로지 둘 만의 경쟁을 통해 승부를 낸다"면서 "스포츠 경기를 통해 모든 나라가 건강해지고, 평화로운 세상을 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글 = 신창윤기자
사진 = 임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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