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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시네]자유의 언덕… 참, 홍상수다운… 소소한 일상 참맛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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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사랑 탈피한 세련된 이야기
연기파배우·북촌배경 완성도높여
개봉 4일만에 '인파 1만명' 돌파
관객시선으로 만드는 결말 흥미


감독 : 홍상수
출연배우 : 카세 료, 문소리, 서영화
개봉일 : 9월 4일
67분/ 드라마/ 청소년 관람불가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장편영화 '자유의 언덕'이 지난 4일 개봉했다. 홍 감독의 신작은 기존의 영화와 달리 시간의 순서가 뒤섞여 있다. 그림퍼즐을 맞추듯이 관객이 각자의 시선에 따라 새로운 결말을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영화다.



홍 감독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자유의 언덕'은 지난 달 27일에 열린 제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오리종티 경쟁부문에 올랐다. 마니아들이 믿고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홍 감독은 '극장전', '하하하', '북촌방향', '우리선희' 등을 통해 '어수룩함'이라는 그만의 색깔을 담은 영화를 제작해 마니아 관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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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언덕'은 홍상수 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인 '촌스러운 찌질한 사랑'을 벗어나 있어 신선하다. 2005년 '극장전'과 2013년 '우리선희'를 통해 보여준 '찌질한 사랑'이 '자유의 언덕'에서는 세련된 모습의 '현실적인 사랑'으로 주제 이탈을 한 것. 그 덕분인지 독립영화로 개봉한 지 4일만에 누적 관객수 1만명을 넘기며, 나름대로 선전 중이다.

'자유의 언덕'의 영화적 성과는 감독의 역량과 함께 숨은 공신들의 노고로 만들어졌다. 특히 출연진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스파이'와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등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여배우 문소리와, 영화 '허니와 클로버'로 알려진 일본의 연기파 배우인 카세 료의 현실감각이 돋보이는 연기가 영화의 가치를 높였다.

배경인 '서울 북촌마을'도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전작인 '북촌방향'에 이어 신작에서도 주요 배경이 됐다.

일본인 모리(카세 료 분)가 청혼했던 권(서영화 분)과 함께 갔던 창덕궁 빨래터와, 새로운 인연인 영선(문소리 분)과의 만남이 이뤄진 '지유카오카핫초에 카페' 등 영화의 모든 배경은 북촌거리를 중심으로 그려졌다. 북촌마을의 옛 정취가 영화의 자연스러운 전개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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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우, 장소 3요소를 고루 갖춘 '자유의 언덕'은 일본인 강사 모리의 청혼을 거절한 권(서영화 분)이 요양을 떠났다가 다시 서울에 돌아와 모리가 남긴 순서가 뒤섞인 편지를 읽으며 진행된다. 편지는 모리가 그녀를 못 잊고 다시 한국에 돌아와 보낸 며칠 간의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남긴 기록이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촬영기술과 영화소재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홍상수식' 촬영기법인 멀리 있는 사물을 돌진하듯 촬영하는 클로즈업 기법과 한 사물을 길게 찍는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했고 뒤엉킨 남녀관계를 소재로 해 전작들을 곱씹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 달리 관객들에게 영화의 결말을 맡긴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감독의 최고 권력인 '영화의 결말'을 관객들에게 이양함으로써 '홍상수'만의 색깔을 드러낸 것이다.

블록버스터급 영화는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 속 아무 것도 아닌 것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주는 영화 '자유의 언덕'을 추천한다.

사진/'자유의 언덕'공식 트위터, 네이버 영화 제공
/유은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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