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한남정맥·6]끊어지고 훼손된 녹지축

1.49㎞마다 도로 1개꼴로 산림 손상
인천시·인천산림조합 후원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4-09-15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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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리산 제3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모습.
광교산 버들치 고개도로
다른 도로·터널 개통에도
관리도 없고 폐쇄도 안해
수리산 터널 8곳… 또 생겨
도이산 생태통로 기준 미달


한남정맥은 경기·인천 서남부 지역을 가로지르는 수도권 핵심 녹지축이다.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다른 정맥에 비해 많은 도로가 놓여 있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실시한 '한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남정맥 187㎞ 구간 중 군도 이상의 도로(철도 포함)는 2.25㎞ 마다 건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도와 마을로, 농로까지 포함하면 모두 104개의 도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49㎞에 1개씩 도로가 놓여 있는 셈으로 한남정맥 녹지축은 마루금을 지나는 도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 다른 도로 개통됐지만 폐쇄되지 않고 있는 버들치 고개 도로

지난 12일 오전 10시 수원시 광교산 버들치 고개에서 한남정맥 6번째 답사를 시작했다.

수원시와 용인시 경계 지점에 위치한 버들치 고개는 과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과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을 이어주던 고개였다. 그러나 광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주변에 다른 도로와 터널이 개통되고 사람들은 이 곳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감소함에 따라 도로가 폐쇄돼야 하지만 아직도 도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한남정맥 녹지축의 단절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찾은 버들치 고개 도로를 확인해보니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가 파손돼 있었고, 길 옆에는 대형 폐기물들이 버려져 있었다. 이 도로는 광교산을 오르기 위해 차를 가져오는 일부 등산객의 주차장 용도로만 사용될 뿐 이 곳을 지나 이의동이나 성복동으로 가는 운전자는 없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환경 보전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폐쇄할 수는 없지만 도로의 기능을 이미 상실한 곳은 폐도를 시켜야 산림생태계를 유지시킬 수 있다"며 "도로의 복원이 가능한 시점이 됐을 때, 훼손된 자연을 어떻게 복구시킬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터널로 능선 곳곳이 관통돼 버린 수리산

탐사단은 장소를 이동해 수리산 제3전망대에 올랐다. 경기도 군포시와 안양시, 안산시에 걸쳐있는 수리산은 486m의 높이로 한남정맥에서 가장 높고, 산림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

이 때문에 산림 보호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수리산 곳곳에 뚫려있는 터널로 산림이 망가지고 있다. 수리산을 관통하고 있는 터널은 서울외곽순환도로 수암터널, 수리터널과 서해안고속도로 순산터널, 영동고속도로 반월터널과 국도 터널인 능내터널, 산본터널, 도장터널, 금장터널 등 8개이다. 지금도 수리산은 수원~광명간 고속도로를 지나는 3개의 터널이 공사 중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리산은 터널 공사로 인해 곳곳이 잘려나간 모습이었다. 녹색의 산림 중간을 잘라내고, 커다란 구멍을 뚫어내고 있는 모습이 흉물스럽게도 보였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은 "도로 연결을 위해 터널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수리산에는 (터널이) 너무 많다"며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데 공사 주체에서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무늬만 생태통로 건설로 갈 곳 없어진 동물들

탐사단이 다음 찾은 장소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도리분기점이다. 이 곳은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제3경인고속도로의 분기점으로 한남정맥 운흥산과 도이산 마루금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도로가 개통된 이후 도로공사에서는 동물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생태통로를 설치했다.

하지만 설치 이후 생태통로는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통행도 자유로웠고, 곳곳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또한 동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태통로의 공터도 인근을 지나는 차량들의 소음 때문에 70㏈(진공청소기 소리 정도의 크기)을 초과했다. 생태통로 너비도 10여m에 불과해 환경부가 제시한 생태통로 설치 기준인 30m에 비해 좁았다.

박주희 국장은 "이런 생태통로에 과연 동물들이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지자체에서는 녹지축 보호를 위해 생태통로를 정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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