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흡연율

김순홍

발행일 2014-09-1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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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불황으로 담배소비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담배는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 상품이기 때문에
값이 오르거나 소득 줄더라도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아


최근에 담뱃값 인상이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정부는 2천500원하는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80%인상하려고 한다. 담뱃값을 인상하려는 정부 당국의 의도는 담뱃값 인상이 담배 수요량 감소로 이어지고 금연효과로 인해 국민건강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담뱃값 인상이 금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정부의 세수증대가 목표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담배 소비는 가격인상으로 줄어들기는 하지만 담배는 애연가들에게 좀처럼 끊기 어려운 기호상품이라는 데에 있다. 담배가 비탄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인데, 어떤 상품이 가격에 대한 수요량이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가격의 증가에 비해 수요량 감소의 비율이 그에 못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데 가격이 10% 오를 때 감소하는 수요량이 5%밖에 안된다면 비탄력적이라고 한다.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담배가격에 대한 수요 탄력성은 0.425라고 한다.

흡연의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경기불황기에 흡연율이 증가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2008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의하면 성인남자의 담배흡연율이 40.4%에서 40.9%로 증가해 2000년 이후 급격히 떨어지던 흡연 감소율과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한 경제위기가 원인이라고 주장하던 기사들이 눈에 띈다. 담배를 피우는 이유에 대해 습관성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고, 스트레스가 32.6%로 그 뒤를 이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흡연율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소득이 줄면 수요량이 감소한다는 경제학 이론으로 보면 불황으로 담배소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담배는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거나 소득이 줄더라도 그 소비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비탄력적인 상품은 가격을 올리는 것에 비해 그 수요량 비율이 크게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기업의 수입은 증가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담배산업은 KT&G에 의해 공급되는 전매사업이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은 정부의 세수가 증대돼 국민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하더라도 세원 확보가 주목적이라는 논란이 일게 된다.

필자의 경우 과거 젊은 시절 2~3년 담배를 피웠으나 그 이후 30여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맡는 간접흡연이 몹시 불쾌하며, 담배흡연율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으로만 담배흡연율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탄력적인 상품은 가격이 올라가는 수요 충격에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 즉, 담뱃값 인상만으로는 담배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민건강 차원의 흡연율 감소는 비가격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2004년 이후 담뱃값 인상으로 인한 담배소비량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 가족들의 권고, 웰빙 바람 등으로 흡연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 못지않게 금연에 대한 대국민 계몽과 홍보가 필요하며 흡연자들에게도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흡연 에티켓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거리의 무수한 담배꽁초, 공동주택에서의 흡연문제 등에 대해 정부 당국에서 정책과 개선 방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개인스트레스가 심하거나 경제가 불경기일수록 흡연율이 더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한 휴식문화를 확대시켜 흡연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다른 방향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상의 피곤함 속에 한 모금 담배를 깊이 피우는 것보다 전철안에서 영화 쇼생크 탈출에 나오는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감상하면서 출퇴근을 하게 되면 흡연율도 좀 들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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