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에 대한 세가지 오해

진보이념 독점물 아닌 지극히 현실적 개념
사회복지·시민단체와 달리 이윤을 추구
제조업과 결합 폭발적 성장조짐 예견

손동원

발행일 2014-09-24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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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오해가 깊어지면 오류를 범한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오해가 바로 그렇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오해는 오랫동안 사회적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괴물들이다. 하루속히 오해가 해소돼 진정한 사회적 경제의 진면목을 살려야 한다. 첫 번째 오해는 진보이념의 독점물로 보는 오해다. 사회적 경제는 이념과 관련이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개념이다. 좌파의 독점물도 아니며 우파가 소홀히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세상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노력일 뿐이다. 두 번째 오해는 이윤과 무관하다는 오해다. 사회적 경제도 하나의 비즈니스다. 이윤과 무관한 비즈니스는 없다. 이윤을 무시하면 기업이 이미 아니다. 이는 사회적 경제가 사회복지 및 시민단체와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유명한 사회적 기업인 '탐스 슈즈(Tom's Shoes)' 사례를 보자. 이 기업은 고객에게 한 켤레의 신발을 팔면 빈곤국의 아이에게 새로운 한 켤레를 기부한다. 저개발국의 빈곤문제 해결을 담고 있지만 신발 판매를 통한 수익성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세 번째 오해는 지속가능성이 낮아 곧 도태될 것이라는 견해다. 사회적 경제의 앞날은 매우 밝다. 어떤 의미에서는 폭발적인 성장 조짐조차 예견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성장동력은 바로 '똑똑한 제조업'과의 결합이다.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결합하는 새로운 장르를 말한다. 새로운 장르를 통해 우리 인간의 상황을 읽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경제와 잘 어울린다. 특히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는 신개념에 의해 제조의 복잡함이 크게 줄어들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크라우드 소싱이란 다수의 참여자들이 의견을 모아 제품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말한다.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다수의 참여자들에 의해 디자인과 제조 역할이 분담되면서, 시장에서 통할 수 있도록 사업 아이디어를 다듬게 된다. 구체적으로 킥스타터(Kickstarter)라는 크라우드 소싱 사이트를 보라. 그곳에서는 초기 발명품에 다수 참여자들의 아이디어가 보완돼 시장에서 먹힐 제품으로 다듬어진다. 이는 향후 사회적 기업의 수익모델 도출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제조 과정에서 대중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경제에서 효과를 높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이란 실상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때 성공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대중들이 참여하는 인터넷공간에서 참여자들의 협력에 의해 시장에서 공감을 얻을 제품을 만들어내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는 특히 많은 사회적 기업에 커다란 장애물이었던 '시제품 제조'를 도울 것으로 본다. 과거 거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시제품이 나오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사회적 경제는 미래를 주도할 핵심으로 발돋움할 것이 분명하다. 과거 어떤 경제철학도 해결하지 못했던 영역, 즉 비즈니스와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두 과제를 넘나들며 꽃을 피울 보물이다. 정치적 가치도 매우 높다. 사회적 경제가 활성화되면 근본적으로 복지수요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로부터 정치적 호응이 넓어지게 된다. 이렇듯 사회적 경제의 미래 가치는 경제적·정치적으로 매력적이다.

인천시 조직개편에서 '사회적 경제' 명칭이 폐지될 거라는 소문이 안타깝다. 조직구조에서 '사회적 경제' 명칭이 없어진다면 인천의 사회적 경제 활동이 매우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조직구조의 전면에 표현되는 것 자체가 주는 상징적 힘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제는 이제부터 꽃을 피울 것인데, 인천시가 그것을 정책의 후방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오히려 사회적 경제와 같은 미래형 주제를 살려서 인천시정의 폭발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데 말이다. 깊은 오해를 넘어 시대의 흐름을 조망하면 오류를 면할 수 있다. 인천시가 미래형 정책 어젠다의 선점 경쟁에서 더 이상 밀려나지 않길 바란다.

/손동원 객원논설위원·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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