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과 같은 인천AG 성공을 기원하며

홍문기

발행일 2014-09-29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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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당파 싸움·부실 전력 등
두려움에 떨던 조선수군 연상
시와 조직위는
이순신장군 마음으로,
시민은 병사의 자세로 일치단결
난관 극복할 수 있는 전략 필요


인천 아시안게임이 한창이지만 운영미숙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운영미숙 등에 대해 공식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해외언론들은 성화가 꺼지고, 선수들에게 배부되는 도시락에서 식중독균이 발견되는가 하면, 선수촌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선수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정전으로 인한 배드민턴 경기 중단, 발권기 고장으로 인한 우슈 입장권 판매 지연, 에어컨 바람조절로 인한 배드민턴 경기조작 논란, 운송셔틀버스 지연운행 등 많은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의 사인 요청과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자원봉사자의 무능함에 대해 외신은 황당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무사히 치를 수 있겠느냐는 해외언론의 의구심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2조5천억원을 투입했다. 이 금액의 대부분은 정부의 문학경기장 리모델링활용 권고를 무시하고 16개 경기장을 새로 짓는 비용에 쓰였다. 이로 인해 인천시 부채비율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중 세종시 다음으로 높아졌다. 아시안게임의 손익을 간략히 계산해 보면, 시설비 1조5천553억원을 제외한 운영비는 4천823억원이고 조직위 수입은 기업 광고·방송권 등을 합해 최대 1천800억원이다. 티켓판매 예상액 350억원 등을 합해도 총 수익은 2천150억원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2천673억원이 적자다. 이 같은 적자예산은 대회 준비 부실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외국팀 연락관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 상당수가 중도에 그만두는가 하면, 인천지역 시민단체협의회와 수십억짜리 위탁계약을 맺어 확보한 수만명의 서포터스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인천시가 위탁한 기관·단체와 하청·재하청 계약을 통해 참여하게 된 각종 물품·서비스 업체들은 계약에서 대금지불까지 험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을 치르는데 사용한 비용은 이전 대회인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6분의1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 선수들에게 물품과 서비스공급이 원활할리 없고 수만명에 달한다는 서포터스는 제대로 된 사전교육을 받았을 리 없다. 더욱이 인천시민 중에는 재정 파탄을 이유로 애초부터 아시안게임유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유치 이후에도 아시안게임유치 반납운동을 벌인 사람들이 있었다. 이 와중에 아시안게임의 유치·준비·수행의 책임자는 안상수·송영길·유정복 시장으로 계속 바뀌었고 이로 인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인력구조는 늘 불안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문제들은 명량해전 당시 당파싸움, 부실한 전력, 부족한 중앙지원, 수백척에 달하는 왜적과 조총기술 등 때문에 두려움에 떨던 조선 수군을 연상시킨다. 12척의 배로 수백척의 왜선을 마주한 수군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이순신 장군의 전략은 돌아갈 진지를 불태우며 일치단결을 외친 배수진에서 시작됐다.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부족한 재원과 부실한 인력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단합된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운영전략을 위한 배수진이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원대복귀한다는 파견공무원들의 안일한 인식과 부실공사를 쉬쉬하며 안전사고없이 경기를 마치면 다행이라는 이들의 복지부동은 12척의 배를 비웃던 이순신 장군의 부하들을 떠오르게 한다. 부족하고 부실하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 국민들은 인천시·조직위 등 운영 주체들에게도 박수갈채를 보낼 것이다. 인천시·조직위는 이순신 장군의 마음으로, 인천시민들은 조선 수군의 마음으로 이제라도 일치단결하기 바란다. 그러면 12척의 배로 수백척의 왜구를 물리칠 때처럼 범국민적 성원속에 성공적인 아시안게임을 위한 현명한 운영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꼭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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