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보존의 기로에 서 있는 DMZ·6]통일과 환경 함께 고민한 독일 - 하르츠국립공원

독일인 자연 향한 찬양… '내륙의 녹색 섬' 지켜낸 힘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4-10-0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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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독일에서 가장 높은 브로켄산(해발 1천141m)을 중심으로 넓은 평야에 녹색 섬처럼 자리하고 있는 하르츠국립공원. 국립공원내 95%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가문비나무가 벌레 또는 환경적인 문제로 고사돼도 인위적으로 수종을 심기보다는 자연적으로 수종이 정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1990년 가치 높은 5곳 국립공원화
서독, 동독 도와 환경보전 이끌어

산업화·세계대전후 황폐화됐던
하르츠는 통일 결정 이틀전 지정
식물 생태계 인위적 개입 최소화
산책길·관광열차 등 친환경개발


독일도 유럽의 여타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자연환경과 사람이 거주하는 도시환경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는다.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와 같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은 중세시대가 연상되는 오래된 건물과 그 곳을 오고가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발걸음이다.

물론 옛 건물 속에 채워져 있는 것들은 현대적인 것들이지만 옛것과 현대적인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옛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독일인들의 생활문화는 자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숲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보다는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독일인들의 의식은 통일을 앞두고도 작용했다.

20세기초부터 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이뤄졌던 하르츠국립공원이 통일이라는 민족 최대의 결정을 2일 앞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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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켄산 정상과 하르츠국립공원 인근 마을을 연결해 주는 증기기관차.
# 통일을 앞두고도 자연환경보전을 고민한 독일


독일은 분단 이후에도 정치적인 교류뿐 아니라 민간차원의 교류도 꾸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교류는 수십년간 단절될 수 있던 문화 교류에 숨통을 열어줘 통일이후 일어날 수 있는 동·서독간의 제도적인, 문화적인 이질감을 최소화, 단일 국가화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은 단순히 문화 교류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서독은 동독에 경제원조를 하며 환경보전운동도 이끌어냈다. 그 중 하나가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이다.

특히 독일은 통일을 이뤄내는 1990년 뮈리츠국립공원과 작센바이츠국립공원 등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 5곳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990년 지정된 국립공원 중 하르츠국립공원과 포어포메른보덴란트샤프트국립공원은 독일 통일 2일전인 10월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받았고 두 곳 모두 동독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 동독 정부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통일 독일 정부에 넘겨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포어포메른보덴란트샤프트국립공원이 로슈톡 북동쪽의 발트해와 포어포메른의 석호연안 지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하르츠국립공원은 북독일에서 가장 높은 브로켄산(Brocken, 해발 1천141m)을 중심으로 넓은 평야에 녹색 섬처럼 자리하고 있다.

하르츠국립공원은 산업화 시기와 제1·2차 세계대전이 진행될 당시 자연 파괴가 심각했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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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르츠국립공원은 자연방사한 살쾡이에게 먹이를 주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 내륙의 녹색 섬 하르츠국립공원을 지켜라


독일 위성사진을 보면 하르츠국립공원이 위치한 니더작센주와 작센안할트주의 경계선 주변은 짙은 녹색으로 되어 있다. 마치 평야지역 가운데에 위치한 녹색 섬과 같이 느껴진다.

하르츠국립공원은 브로켄산에 둘러싸여 있고, 독일가문비나무와 산딸기 종류인 유럽 마가목류의 나무들, 브로켄산 정상 부근의 고원지대에서만 자라는 브로켄아네모네꽃 등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위해 유럽 최대의 생태보호구역인 '나투라 2000(Natura 2000)'에 지정됐다.

하지만 과거 하르츠국립공원은 대표적으로 환경이 파괴된 숲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광산 개발로 인해 숲이 파괴됐고 이로 인해 늑대와 시라소니, 살쾡이 등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빠졌다. 이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기 전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됐지만 세계대전과 분단으로 인해 잊혀졌다.

분단이 되며 브로켄산 주변에 위치한 댐의 관리문제를 놓고 동서독간의 분쟁이 일어났고 하르츠국립공원 내에 독일 분단선인 그뤼네스반트가 위치한 지역 주변에 군사 시설들이 설치되며 환경이 파괴되는 고통을 겪었다.

동·서독을 구분하지 않고 독일 사회에 브로켄산 주변의 환경보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고 마침내 통일을 이틀 앞둔 1990년 10월1일 동독지역인 작센안할트주 지역을 호흐하르츠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4년 뒤인 1994년 1월1일 니더작센주 지역이 하르츠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관리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2006년 1월1일부터 통합되어 현재의 하르츠국립공원이 됐다.

# 자연 중심의 보전 정책을 펼치는 하르츠국립공원

하르츠국립공원은 니더작센주와 작센안할트주에 걸쳐 2만4천700㏊에 이른다.

하르츠국립공원 외곽지역은 개인 차량으로도 접근이 가능하지만 공원 내부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또 유럽은 레저스포츠의 천국이라는 명성에 맞게 독일도 자전거와 트레킹으로 국립공원 주요 지역을 방문할 수 있고, 자전거 하이킹과 도보 트레킹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산책길이 800㎞에 이른다.

재미있는 것은 1800년대에 사용했던 증기기관차를 관광용 열차로 활용해 브로켄산 정상과 하르츠국립공원 인근 마을을 연결해 주요 교통편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친환경 관광자원에 대한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립공원내 생태환경 보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국립공원내 95%를 차지하고 있는 수종인 독일가문비나무가 벌레 또는 환경적인 문제로 고사돼도 인위적으로 수종을 심기보다는 자연적으로 수종이 정착하도록 유도하는 등 식물 생태계에 대해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신 산업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동물에 대해서는 종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르츠국립공원은 멸종을 막기 위해 동물원에서 보호하고 있던 유럽 시라소니를 2000년부터 4년간 19마리를 방출했고 최근에는 살쾡이 복원도 추진하고 있다.

글/김종화기자
사진/김종택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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