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가 남긴 문제점 해결방안

오대영

발행일 2014-10-0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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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막대한 부채 부담과
신설 경기장 관리대책 등
풀어야 할 과제들
정부와 타 지자체도
머리 맞대고 공동 대처와
시너지 효과 강구해야


인천은 근대사에서 수많은 애환이 깃들어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도시다. 1876년 조선은 일본의 압력으로 불평등한 강화도 조약을 체결하고, 부산·원산·인천을 차례로 개항해야 했다. 이후 인천은 일본·중국은 물론 미국·영국·프랑스 등 식민주의 서구 열강의 조선 진출 무대가 됐다. 1902년에는 인천의 제물포항에서 102명의 선조들이 미국 증기선을 타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민을 떠났다. 최초의 하와이 이민이었다. 한국전쟁때는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풍전등화에 있던 한국이 회생했다. 인천 응봉산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에는 맥아더장군 동상과 인천상륙작전·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등이 있어 역사를 전한다. 북쪽에서 자유를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분단 이후 실향민으로 남아있는 곳도 인천이다. 인천에는 외세침략·전쟁 등 불행한 역사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왔다.

이런 인천에서 지난 4일 제17회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 끝에 성대하게 끝났다. 과거 역사때문인지, 인천 아시안게임은 국내에서 열린 어느 국제 스포츠 행사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왔다. 동아시아의 허브가 된 인천국제공항, 세계가 주목하는 송도국제도시를 갖춘 인천이 과거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비전을 아시아와 세계에 선포했다는 인상이다. 일본이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패전과 침략 국가'가 아닌 '성장과 국제협력의 국가'가 됐음을 세계에 알리려 했고, 한국이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세계에 '한강의 기적'을 널리 보여준 것과 같은 의미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매우 가치있는 국제적인 성과를 많이 남겼다. 제1회 아시안게임이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해있는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가했고, 선수단도 1만4천500여명으로 사상 최고로 많았다. 수많은 민족·종교·이념이 있어 갈등이 많은 아시아가 인천에서 단합과 화합을 보여준 것이다. 그 덕분에 세계 신기록 17개, 아시아 신기록 34개, 대회 신기록 116개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올렸다.

이런 결실을 맺은데는 인천시의 '나눔과 배려'의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 인천시는 지난 7년간 2천만달러(약 210억원)를 들여 스포츠 약소국의 스포츠 유망주 초청·육성, 스포츠 지도자 파견과 장비 지원 등 '비전 2014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졌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약소국 출신 선수들도 많았다. 대형 안전사고·테러 등이 발생하지 않고 안전하게 끝난데는 경찰 등 안전관계기관의 노력과 함께 인천시의 국제적인 화합 노력도 큰 배경이 됐을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중 배출되는 탄소 감축을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등 환경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아시안게임으로는 처음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았다. 한국이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아시안게임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의 최대 '깜짝 선물'은 대회 마지막 날 북쪽에서 찾아온 뜻밖의 손님들이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 3인의 갑작스런 폐막식 참석은 북핵문제 등으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서 훈풍이 불 것을 예고한다.

그러나 어느 축제든지 끝나면 항상 명과 암이 뒤따른다. 이번에도 미숙한 경기 운영이 지적됐고, 향후 숙제로 막대한 부채 부담, 신설된 17개 경기장의 관리 방안 등이 제기된다.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인천시의 발전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인천시도 부채 감축 대책과 경제·문화·관광 등 관련 산업과 연계한 시설 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천시만의 숙제가 아니다. 인천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도시이므로, 인천의 성패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다. 국가 차원에서 인천시와 정부·경기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처 방안과 시너지 효과를 찾아야 한다.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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