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원칙과 때론 융통성 간의 간극

이용식

발행일 2014-10-20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08845_470603_0016
▲ 이용식 인천발전연구원 부원장
재정운용 비상 걸린 인천시
이익단체 예산 융통성 요구
해결책은 '기본 원칙 지키기'
시, 세출 항목 재검토 결정
시민사회 갈등 줄이기 위해
공공부문 정책실패 반성 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예견했던 것처럼 인천시 재정문제로 지역이 소란합니다. 현재 짊어지고 있는 큰 규모의 채무에다 내년 세입이 당초 기대보다 적을 것이란 예상이 겹쳐 내년 인천시 재정운용에 비상이 걸린 형국입니다. 인천시의 보조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여러 이익단체들의 아우성이 겹쳐 지역이 더욱 뒤숭숭합니다. 인천시의 사업부서들을 비롯해 몇몇 이익단체들은 우리 예산과 지원만은 비상재정 시국에서 예외로 해달라는 융통성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천시는 특단의 대책으로 모든 사업예산을 70%가량 줄이고, 바닥(제로베이스)에서부터 모든 세출항목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현재 인천시가 당면하고 있는 극심한 재정문제 해결에 어떤 묘수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나 획기적 처방이 있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세수중심의 수입을 늘리고 예산지출을 줄여서 빚을 갚아 가는 것, 인천시의 재정위기 해결방식에 대해 우리가 끄집어낼 수 있는 묘책은 이처럼 매우 단순합니다. 상식수준을 넘지 않는 이 단순한 구조에서 각각의 구성항목에 최선을 다하고 효율성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재정위기 해결의 묘안이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사실을 뜻합니다.

우선 인천시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고 그동안 납세를 회피했던 분야를 찾아내 엄정하게 과세해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다 해서 비판받고 있는 세금감면을 예외없이 원칙대로 과세하고, 불필요하거나 그 용도가 크지 않은 공공부문 소유의 자산을 처분해서 추가로 재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부담금 등을 엄정하게 부과해서 세외수입을 증대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세출항목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불요불급한 지출항목을 우선순위대로 없애갈 수밖에 없고 모든 항목을 대상으로 세출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

그러나 재정문제 해결의 이러한 단순한 도식은 각 구성항목의 주체가 부담해야 할 어려운 실천과정을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각각을 추진하고 결정해야 할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판단과 책임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있고, 예산지원을 받는 사람들의 깊이 있는 이해와 고통분담을 수반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소모적 논쟁과 책임 전가 등과 같은 갈등요소를 없애기 위해선 시민들의 사려깊은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인데, 시민사회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선 공공부문이 그간의 무책임과 정책실패에 대한 엄정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문제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고 이를 초래한 원인과 책임을 분명하게 규명하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재정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의 소위 싱크탱크로서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고 끊임없이 경고음을 울렸어야 할 책임에서 인천발전연구원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시민들은 그간 공공부문의 비상식적 의사결정과 무분별한 정책결정에 의구심을 가져왔습니다. 부동산 경기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권력의 이해관계에 따른 재정오판, 비상식적 정책결정 등 재정상황을 급속히 악화시켜왔던 공공부문의 여러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의문과 비판에 정직하게 답하고 확고한 해결책을 제시해서 공공부문과 함께 시민사회의 활력을 회복해 가는 것이야말로 재정위기 해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자 신속한 해결의 관건입니다.

그리하여 재정현실에 대처하는 모든 접근과 방식이 원칙적이어야 하고, 평가와 비판 역시 기본 원칙과 건전한 상식의 잣대를 들이대 판단해야 합니다. 나만의 예외로 융통성을 요구할 때 상황은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사회의 인내와 시민들의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공공부문이 먼저 성찰하고, 매사 엄정한 원칙을 적용하는 가운데 현명한 방책을 실천하길 바랍니다. 재정난 돌파의 확고한 수단이 확인되고 구성원 모두가 이를 수긍하면서 책임있게 매진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어려움을 딛고 활력을 보이게 될 가까운 미래 인천의 역동적인 모습과 함께.

/이용식 인천발전연구원 부원장

이용식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