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제기능 못한 '경기도 컨트롤타워'

수백명 잃고도 '재난대응' 달라진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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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 사고. 17일 오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지하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하태황기자
 

재난안전본부 설치·운영 불구
또다시 수습채널 일원화 못해
기관별 제각각 대처 혼란 자초
관련자 수사 등 경찰협조 미흡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추락사고로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번 사고의 수습과정에서도 안전사고를 총책임질 컨트롤타워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도는 재난안전 대응을 일원화한다고 밝혔지만, 각 기관의 제멋대로 대처로 인해 오히려 혼란만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세월호 사고 이후 지난 2일부터 기존 소방재난본부에 신설된 안전기획관(3급)을 통합, 부지사 산하에 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도 소방재난본부장(1급)을 총책임자로 운영되는 재난안전본부는 각종 재난이 발생할 경우 수습과 대책 등 업무를 일원화해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도는 재난안전본부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부지사 산하에서 도지사 직속 기구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이처럼 재난안전본부가 설치됐지만 이번 참사에서도 대응체계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히려 우왕좌왕하며 혼란을 자초하는 모습이었다.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야 할 재난안전본부 역시 안전점검은 물론 구급차 대기요청에 대한 협조를 소홀히 하며 제 역할을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사고 발생 이후 소방당국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1시간30분여 만에 사망자 수습과 생존자 구조를 마쳤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곧바로 분당구청에 사고대책본부가 설치됐지만 총책임을 담당해야 할 재난안전본부장보다는 경기도와 성남시 공직자들이 대책업무를 분담하면서 사고 책임자 행방도 찾지 못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또한 사고 수습을 전체적으로 지휘할 재난안전본부장은 구조를, 사상자 보상 등 대책은 경기도 공무원인 안전기획관이, 사고 전반을 설명해야 할 대변인은 성남시 별정직(7급)이 담당했다.

이 같은 분산조치로 수습채널이 일원화되지 못했다. 사고 원인 및 관련자 수사 등 경찰과도 제대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 대책본부는 행사 주관사 관계자는 물론 이데일리 회장이 19일 분당구청에 스스로 나오기 전까지 행방도 모른 채 '연락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재난안전본부 중심으로 대책본부를 꾸렸고 재난안전본부장은 사고대응, 안전기획관은 사후수습에 주력한다"고 해명했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사고발생 시 총괄지휘를 재난안전본부장인 도 소방재난본부장이 맡도록 조직개편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컨트롤타워 구축에 혼선을 빚었다"며 "조직 개편의 성과가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강기정·강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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