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기구 덮개 붕괴사고가 발생한 성남시 분당구 판교 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18일 오후 경찰 관계자들이 사고원인 조사 등을 위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하태황기자 |
안전요원 지정 사실도 몰라
무대 위치 제멋대로 바꾸고
사고배상보험조차 가입안해
성남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는 안일한 안전사고 대책 마련과 시민들의 안전의식 부재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현장에 배치됐던 공연 관계자들은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고 자신이 안전요원으로 지정된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9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당초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서 작성한 축제계획서에는 소속 직원 4명을 안전요원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지만 이들은 자신이 안전요원인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행사 당일 현장에는 과기원 직원 16명이 기업 홍보활동을, 11명이 무대 주변관리 및 이벤트 행사진행을, 이데일리 측 11명이 공연진행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들은 사전에 경찰과 소방당국으로부터 안전관리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안전요원 배치현황을 전달받은 적이 없었다.
행사장 안전계획은 전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과기원 오모(37) 과장이 작성했다. 경찰은 이를 행사 주관사가 아닌 오 과장이 작성한 이유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행사 주관사에서 인기가수 '포미닛', '티아라' 등을 초청해 관람객이 몰릴 것이 예상됐음에도 불구, 이들을 위한 사고배상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은 당초 계획에 무대 위치가 환풍구 앞쪽에서 현재 장소로 변경된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는 안전의식이 결여된 일부 관람객들이 무대가 잘 내려다보이는 환풍구 위에 한꺼번에 올라갔다가 결국 하중을 못 견딘 철제 지지대가 붕괴돼 발생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수사본부 60여명을 투입해 공연추진 경위와 안전대책 수립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데일리 본사와 이데일리TV, 행사업체, 과기원 본사와 과기원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본부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데일리TV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과기원 직원의 신체를 포함한 자택·사무실·승용차 등도 포함됐으며, 행사 관련자 등 6명은 출국금지 조치했다.
또 경찰은 사고난 환풍구 덮개에 대해 정밀감식을 실시했고, 조사 결과 부실시공한 사실이 발견되면 관련자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르면 3~4일 이내로 사고 당시 안전상 문제와 안전사항 위반여부, 형사처벌 범위 등 조사를 완료한 뒤 참고인 일부를 피의자로 전환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대·김성주·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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