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부동산대책의 함정들

소성규

발행일 2014-10-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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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단기적 주택가격 상승시킬
목적으로 한정된 정책,
규제합리화 객관성 부재,
서민 범위 뭉뚱그려져
주거안정책 문제점 발생,
토지비축은 사실상 LH 구제책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지난 9월 1일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큰 틀에서는 첫째, 규제합리화로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과도한 부담을 완화해 시장의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주택시장 활력회복을 바탕으로 서민 주거안정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이다. 정부의 대책은 외관상으로는 과거와 달리 매우 폭넓고 깊은 완화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9·1 부동산대책에는 몇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고 본다.

첫째, 단기적 주택가격 상승정책이라는 점이다. 현재 정책은 국가 부동산정책의 방향성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다. 단기적으로 오로지 주택가격을 상승시킬 목적에 한정된 정책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부동산 구매는 돈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재건축기간 완화의 경우 그동안 건축정책을 뒤집는 것이고 국제적 흐름과도 상충된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국민들에 빚을 내어 집을 사라고 정부가 독려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둘째, 규제합리화 정책의 객관성 부재다. 합리성이라는 것은 논리의 적합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논리의 적합성은 선행행위와 후행행위 즉 정책의 일관성과 목적 지향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번 정책이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라면 왜 어떤 기준에서 해당규제가 불합리하고 해당기준의 해결을 통해 어떤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정부의 정책안에서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재건축 여부에서 주거환경 평가기준을 40%로 상회시키겠다는 것과 그 안에 주차장·층간소음 등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사실상 더 쉽게 재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과거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촉진시키겠다고 언급했던 기존정책과 상반된다. 리모델링과 재건축의 적용범위 등에 대해서도 스스로 혼동속에 있는 것이다.

셋째, 서민 주거안정 정책의 문제다. 정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서민은 서민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뭉뚱그려질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그 안에는 경제활동을 통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수준의 수익을 받는 국민도 있고 더 낮은 소득계층도 있다. 정부의 대책은 도시근로자 가계의 평균소득을 버는 국민들에게 단순히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것 이상의 제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정 소득수준에 의해 저소득자에게 보장되는 보금자리·임대주택 등의 경우 현재 일반 전세자와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고 특혜를 누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계층에서는 소득역전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소득층 임대주택의 경우 임차인 고정화와 노인인구 등의 증가문제로 복지차원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향후 비용증가가 예상된다. 이를 분담할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의 안은 공급중심의 논의만을 하고 있다.

넷째, LH의 토지비축 문제다. 토지활용성을 높이고 장래 토지가치의 증가 등에 대비하기 위해 토지비축은행은 LH에 부담이 됨에도 불구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LH가 토지비축을 위해 새로운 토지를 구매한다는 전제다. 현재 활용되고 있지 못한 토지를 비축은행으로 처리하는 경우 사실상 LH에 대한 구제라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부동산대책에 포함돼 논해지는 것 자체가 사실상 의문이며 오비이락이 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한다.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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