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성옥희기자 /아이클릭아트 |
496개 노선 총연장 839㎞ 전용도로
서울포함 전국 7대도시중 가장 길어
섬·연안·송도도심투어등 다양 '인기'
이후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도심의 교통 체증과 공해 문제를 해결하자며 '자전거 타기 운동'이 벌어졌다. 산악자전거(MTB) 붐이 확산되면서 선수가 아닌 일반 시민도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들판으로 향했다.
친환경 녹색성장을 선도하는 상징으로 자전거가 부각되면서 자전거 저변이 확대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시기도 있었다. 자전거는 상당수 지자체의 주요 정책 과제에 포함됐다.
인천시도 '자전거 르네상스'를 꿈꾼 적이 있었다. 인천시는 2008년부터 이른바 '녹색 교통 프로젝트'를 수립, 추진하면서 자전거도로 등 기초 인프라를 대거 구축했다.
그 결과 인천은 서울을 포함한 7대 도시 중 자전거도로가 가장 긴 도시가 됐다. 작년 말 기준 인천의 자전거 도로는 496개 노선에 총연장 839㎞다. 서울시 자전거도로는 365개 노선에 708㎞, 대구시는 219개 노선에 718㎞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 아래 추진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은 과거보다 시들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2.2%, 보급률은 12.9%(2011년 기준)에 불과하다.
자전거의 교통 분담률이 10% 이상이고 보급률이 70%를 상회하는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의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인천의 녹색 교통 프로젝트 역시 이런저런 이유로 중단됐다. 도심에 차량 진입을 억제하는 대신 자전거 도로를 늘리는 정책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수요를 파악해 자전거도로를 깔지 않았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은 실패하고 흐지부지됐지만 자전거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평일에는 집에서 지하철·학교까지 자전거로 이동하는 생활형 자전거 이용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로 동네 마트나 시장에 다녀오는 주부들, 자전거에 유아용 트레일러를 설치해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아빠들, 주말이나 휴일에 자전거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레저용 자전거족이 많다.
인천은 경남 창원시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자전거 도시'로 지칭하기 어렵겠지만 자전거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내세울 수 있다. 인천은 섬과 연안, 도심 등 여러 지리적 조건에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시다. 송도국제도시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도심형 자전거 투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의 10개 군·구 중 시민 체감도가 높은 자전거 정책을 진행해 호응을 얻는 연수구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즐거운 자전거 도시, 인천을 소개한다.
/김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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