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김훈동

발행일 2014-10-2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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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나눔은 상생의 비결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게 아냐
나누고 싶은 마음이 중요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어


늦가을 날씨가 겨울을 재촉하는 듯 제법 쌀쌀합니다. 힘든 겨울을 앞둔 이웃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이들이 많으면 더욱 좋은 절기입니다. 열 마디의 말보다 배고픈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건넨 따뜻한 우유 한 잔이 그 어떤 수단보다 큰 힘을 발휘합니다.

적십자사가 도내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미래드림'이라는 이름으로 책상 및 의자를 지원해 줍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해 중·고등학생이 해당됩니다. 이들 학생의 가정은 대부분 주거공간이 협소합니다. 책걸상을 놓을 공간도 없는 가정도 많습니다. 기초생활수급권 가정, 차상위계층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 가정, 장애인 가정, 북한이주민 가정, 소년소녀가장 가정 등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스탠드를 포함한 칸막이 책상입니다. 칸막이가 있어 자신만의 공간확보가 가능합니다. 학생들의 학습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적십자 사업입니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지원자가 결정됩니다. 2012년 100명, 2013년 91명, 올해는 131명에게 지원됩니다. 재원은 1m1원 자선걷기와 희망나눔 페스티벌에서 조성된 기부금입니다.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는 책걸상이 단순한 책걸상이 아닙니다. 희망을 주는 곳입니다.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은 '나만의 책상'을 갖는 게 소망입니다. 의학책에 쓰여 있지 않은 치료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꿈을 이뤄주는 것입니다.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키우는 공간이 바로 책상입니다.

초등학교 재학중인 한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와 33㎡도 안 되는 임대주택에서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을 일삼아 온 남편과 헤어진 어머니는 간병인으로 생계를 겨우 꾸려갑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병원에서 지냅니다. 초등학생은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고 복지관에서 눈치를 보면서 저녁식사를 마치면 9시쯤 되어서 혼자 귀가합니다. 담임교사가 가정방문을 통해 그 학생의 집에 변변찮은 책상과 의자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학교측에서 추천돼 즉각 책걸상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책상은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을 앉힙니다. 한 자루 촛불이 수천 자루의 촛불을 붙이듯, 한 사람의 나눔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다 불을 붙이고, 나중에는 천 사람의 마음에 불을 붙입니다.

'인류가 있는 곳에 고통이 있고, 고통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는 말처럼 적십자는 전쟁의 참화속에서 인류의 고통을 덜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녹이는 소금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취약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책상지원뿐 아니라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수많은 인도주의 활동을 통해 희망을 줍니다. 희망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바로 나눔입니다. 나눔은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나의 어려움으로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나눔은 공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자기중심을 이루고, 자기 기쁨이 됩니다. 나눔은 뺄셈이 아니고 덧셈이 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지만 어려운 환경에 처한 친구들을 위해 책상을 선물합니다. 재난피해를 입은 나라와 저개발국 청소년들에게 일용품이나 학용품이 담긴 우정의 선물상자를 보냅니다.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친구들에게 수술비나 치료비를 선물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위한 '희망나눔천사'가 되어주세요"라는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입니다.

청소년기에 나눔활동으로 착한 스펙을 쌓아가야 합니다. 나눔은 상생의 비결입니다. 나눔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나누고 싶은 마음이 중요합니다. 나눔을 통해 서로가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누구나 실행에 옮길 수 있습니다. 세상의 누구도 나눌 것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눔은 비움이 아닙니다. 채움입니다. 주변에 나눔과 봉사로 성숙해진 모습들을 보면 나눔은 채움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집니다.

/김훈동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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