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시민의 분노 이해한다

김민욱

발행일 2014-10-3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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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욱 정치부
국방부는 2011년 3월29일 '미군기지 이전사업 2016년까지 이전 완료'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전을 얼마나 열심히 하려는지 한 문장에서 '이전'이라는 단어를 2차례나 썼다.

A4용지 한 장 분량의 보도자료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韓·美간 긴밀히 협력해 2016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로 마무리됐고 이후 철저히 맹신됐다. 동두천시민들이 "2016년까지 캠프 케이시가 이전한다"고 믿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3년6개월이 지난 현재 캠프 케이시에는 여전히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미 만화책 출판사)의 영웅들처럼 '건장(健壯)'한 미군들이 주둔해 있고, 주민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2016년 이전은 2020년대 중반 이후로 보류됐다. 국방부가 동두천 시민에게 '건장(乾醬)'을 제대로 멕인(먹이다의 화성지역 방언) 것이다.

문제는 잔류 결정 과정이 전혀 예측 가능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이 담긴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2004년 12월17일 발효)상에 캠프 케이시의 반환연도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신 "이전은 양 당사국 국가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시행될 것(~executed based on decisions by the national leadership of both Parties)"이라는 '주(Note)4'로 처리돼 있다.

즉, 미 군당국이 반대하면 주둔하는 것이다. 이같은 잔류 가능성은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정부 당국은 "미군을 2016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이나 캠프 케이시 등 몇몇 부대의 경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등의 결과에 따라 잔류할 수도 있다"고 설명됐어야 했다.

그래야 적어도 뒷통수를 맞았다는 배신감은 들지 않을 것 아닌가. 국방부는 발가벗고 일단 동두천 시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김민욱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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