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22]대야미성당

'위로의 미학' 깃든 하느님의 집

신선미 기자

발행일 2014-11-04 제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13338_475237_1327
▲ 성당의 주출입구. 아치형으로 입구성을 강조했다.
공간별 특징 큰 '종교시설 설계' 험난
대지면적마저 좁아 '입구 차별' 주력
아치형 조성 보듬는 듯 분위기 물씬

양쪽 창 펼쳐진 대성당 계절변화 만끽
철저한 동선분석 신자·사제 모두 배려
앞마당 대신할 '교류의장' 데크도 마련


종교시설을 설계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성당 설계만도 열댓 번 했으면 눈 감고도 뚝딱 끝내버릴 수도 있으련만, 여전히 종교시설의 설계는 어려운 작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당을 뜯어 살펴보면 미사를 드리는 곳인 본당은 본당대로, 교리 수업이 이뤄지는 교리실은 교리실대로, 사제가 머무르는 사제관은 사제관대로, 사무실은 사무실대로, 다목적홀도 모두 다른 특징을 지닌 공간이기 때문에 각각 고민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당 공간마다 각각 설계할 수도 없는 노릇.

전체적으로 일관된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내부 공간마다 고유의 특징에 맞게 설계해야 하는 일종의 '복합시설'이라, 여간 쉽지 않은 작업임에 틀림없다.

11월 '공간과 사람'은 2014 경기도 건축문화상 수상작, 군포시 대야미동에 위치한 천주교 수원교구 대야미성당을 찾았다.

913338_475238_1403
▲ 높고 뾰족한 고전적인 모습의 성당과는 달리, 세련된 현대미가 넘치는 대야미 성당의 전경. 뒤로는 수리산이 자리잡고 있다.
도대수 건축사는 천주교 신자다. 본인이 믿는 하느님의 집을 내 손으로 짓는다는 뿌듯함에 성당 설계를 맡았던게, 어느덧 도 건축사의 설계로 완성된 성당만 10곳이 넘게 됐다.

그는 "성당은 복합 건물이라 설계에만 짧게는 1년, 길게는 1년 반 이상 소요된다"며 "하지만 깊게 고민한 만큼 짓고나서의 보람도 그만큼 크다"고 말했다.

대야미 성당의 건폐율(건축면적의 대지면적에 대한 비율)은 59.75%다.

법정 건폐율이 60%인 점을 고려하면, 말그대로 '꽉 들어찬' 것이다.

이때문에 자칫 성당 건물이 네모난 성냥갑 모양이 될 뻔했다.

건축사는 이를 피하면서 종교시설의 특성도 살리기 위해 건물 오른편을 솟구쳐오르는 모습으로 입체감있게 표현했다.

도 건축사는 "외관을 현대적이면서도 종교시설답게 표현하긴 했지만 대지 면적이 워낙 작아서 앞마당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게 아쉬운 점 중 하나"라며 "작은 규모의 성당인 만큼 마음이 따뜻하고 평화로워지는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당 주출입구는 아치형으로 설계해, 탁 트인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론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듬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주출입구를 통해 성당의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대성당'으로 먼저 향했다.

대야미성당의 대성당은 그동안 봐왔던 여느 성당의 본당과 달라도 한참 달랐다.

913338_475239_1434
▲ 창문이 많아 내부가 밝은 대성당. 오른쪽 창문은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의 성당'을 모티브로 벽체를 1m 가량 안쪽으로 끌어들여 깊게 표현했다.
어둡고 고요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밝고 환한 박물관같은 분위기에 양쪽엔 창문이 줄지어 가득했다.

처음엔 엄숙한 분위기가 반감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 양쪽에 펼쳐진 창문으로 사계절의 변화가 보여, 지금은 밝은 대성당이 좋다는 신자들이 대부분이다.

오른쪽 창문은 벽체를 안으로 끌어들여 깊이를 1m 가량 깊게 내, 디자인적인 요소도 살렸다.

이는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롱샹의 성당'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도 건축사는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는 사무실이나 미사를 드리는 대성당의 경우 가장 가깝고 빠르게 오갈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하는 반면 사제관은 독립적으로 철저하게 분리된 별도 공간이어야 하는 등 성당은 동선체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대신 창문에 깊이를 둔 것과 같이 안으로는 비우고, 밖으로는 채우고 하는 식으로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고 했다.

설계 초기 힘든 점도 있었다.

대지 면적이 작은 건 둘째치고, 끝과 끝의 높이가 3~4m 차이나는 경사지였기 때문.

그는 "경사지라는 것을 알고는 지반 활용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했다"며 "노약자나 장애인도 많이 모일 곳이기 때문에 계단을 많이 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결국 주출입구를 낮은 지반대신 높은 지반 쪽에 위치시켜 계단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또 작은 대지로 인해 '앞마당'을 확보하지 못한 아쉬움도 내내 마음 한 쪽에 걸렸다.

그가 '앞마당'을 고집했던 건 성당에 모인 사람들이 교류하는 만남의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는데, 그는 결국 마당 공간을 대신할 수 있도록 다목적홀 벽면 한쪽을 미닫이 창문으로 처리해 별도의 데크 공간을 마련했다.

건축사의 바람대로 여름엔 이곳에서 사람들이 함께하는 만남의 시간을 갖곤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당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기 때문에 내가 설계한 곳에 많은 이들이 모인다는 보람이 있다"며 "게다가 성당에선 데면데면했던 사람들이 화합하고,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을 바라는 간절한 사람들이 모이니 어떻게 성당 설계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미소지었다.

지금도 도 건축사의 손을 거친 수원 매탄동성당의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글=신선미 기자
사진=조형기 프리랜서

신선미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