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철거민·공장 노동자 소외된 자들의 고통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14-11-0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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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이후 40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책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에는 1970년대 철거민과 공장 노동자들이 살고 있다. 개발에 밀려 갈 곳 없는 달동네 철거민들의 사연은 안타깝기만 하다.

밤낮 휴일 없이 일해도 소위 '최저임금'도 쥐지 못하고 인간적인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난장이'는 이 땅의 소외된 이들을 상징한다.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고 소설은 1970년대의 어느 가족의 삶을 기록했다. 난쏘공의 난장이는 키가 117㎝, 몸무게는 32㎏이었다.

"아버지는 생명을 갖는 순간부터 고생을 했다. 아버지의 몸이 작았다고 생명의 양까지 작았을 리는 없다"는 난장이 아들의 독백은 1978년 메아리치기 시작해 아직까지 울리고 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70년대 우리 문학을 논의할 때 하나의 뚜렷한 이정표 구실을 한다"고 서울대 김윤식 명예교수는 그의 '난장이론'에서 썼다. 조세희는 '끝까지 살아 독자에게 전달되는 소설'을 쓰고 싶었고, 난쏘공의 동화같은 내용과 형식이 군사 정권의 검열을 피해갈 수 있게 했다.

난쏘공에 등장하는 노동 착취는 경제 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조건으로 이해되는 문제가 아닌 불법 행위가 됐다. 철거민 4명과 진압 경찰 1명이 숨진 2009년 서울 용산참사의 비극은 잊힌 지 오래다.

난쏘공에 등장하는 난장이는 이미 사라진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주위엔 여전히 난장이가 산다. 주민 5명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만석동. 공장 담벼락보다 낮은 집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여전한 '난장이'다.

작가는 세상이 변하기를 바라며 난쏘공을 썼다. 난쏘공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시대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아직도 난쏘공은 인쇄되어 팔리고 있다.

아버지가 꿈꾼 세상은 모두에게 할 일을 주고, 일한 대가로 먹고 입고, 누구나 자식을 공부시키며 이웃을 사랑하는 세계였다. -<난쏘공 중에서>

/김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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