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한남정맥·8]마루금 단절하는 골프장

사계절 농약사용 '생명 물줄기' 위협

김주엽 기자

발행일 2014-11-10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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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정맥 마루금을 깎아내고 조성된 골프장. /인천녹색연합 제공

산을 깎아 녹지 대규모 파괴
마루금 양쪽2㎞내 26곳 건설
정미천 발원지 수질오염 우려
농약검사 등 규제 완화 악재
지하수·水생태계 보전해야


한남정맥은 한강 유역과 경기 서해안 지역을 가르는 수도권 도심 속 산맥이다. 이 곳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강과 서해로 흐르기 때문에 한남정맥 지역의 환경을 보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사회 지도층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골프 붐'으로 골프장이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건설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한남정맥의 녹지를 밀어내고 골프장을 지었다.

이 때문에 한남정맥 마루금(산줄기를 이은 선)에는 수십개의 골프장이 자리잡게 됐고, 녹지축은 훼손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산을 찾았다. 산 정상에 오르자 확 트인 풍경과 함께 산을 깎아 만든 대규모 골프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2007년 한남정맥 조사 당시에는 공사중이었던 곳으로 이 자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목장이 있던 자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85만㎡의 넓은 평지가 돼 버렸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은 "골프장은 사계절 운영돼야 하기 때문에 잔디 관리를 위해 농약을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 곳은 한남정맥에서 한강으로 흐르는 가장 큰 하천인 정미천이 발원하는 곳이기 때문에 보전이 매우 중요한 지역인데 골프장의 농약으로 인해 물의 오염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산림청이 발표한 '한남·금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남정맥 마루금 양쪽 2㎞이내에는 모두 26곳(건설 계획이 세워진 2곳)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골프장의 면적은 2천751만5천여㎡이다. 이는 한남정맥 유역권 총면적 5억6천570만㎡인 점을 감안하면 한남정맥에 골프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4.86%에 달한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골프장은 한남정맥 마루금에 불과 200m 이내에 위치해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양창영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골프장 농약 사용량 현황에 따르면 전국 482개 골프장 중 88골프장이 농약 사용량 2위를 차지했고, 지산골프장도 19위에 올라 한남정맥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의 수질이 악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골프장은 토지 매입 가격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산지에 위치해 있다. 산을 깎아서 만든 골프장은 넓은 면적의 녹지를 파괴하고, 대부분이 잔디와 일부 관목류, 교목만을 키우게 된다.

이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훼손되고, 잔디 관리를 위해 사용된 농약으로 인근 지역의 지하수와 하천이 오염될 수 있다. 이처럼 골프장에 의한 환경파괴 우려가 커지고, 대중화가 많이 이뤄져 골프장 건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2008년 '골프장의 입지 기준 및 환경보전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시·도 총 임야면적의 5% 이내로 제한된 규정을 폐지했다.

또한 골프장내 산림과 수림지를 40%까지 확보해야 하는 규정도 20%로 하향시켜 골프장 설치 가능 지역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2011년에는 농약잔류량 검사조항도 폐지해 골프장 시설의 증가와 자연 파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골프장 건설이 주춤하고 있지만 골프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회복되면 더 많은 골프장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법률이나 규정상으로는 이를 억제할만한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골프장 건설 계획 단계에서부터 기존의 녹지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인 농약 검사를 실시해 지하수를 포함한 수생태계가 보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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