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과 사법시험

김두환

발행일 2014-11-10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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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제도도입 취지 살리고
로스쿨 통한 법조인양성제도
자리 잡으려면 시간 필요
대안없이 사법시험 폐지
혼란 불러올 수 있어 일정기간
로스쿨과 병행 고려해 볼만


국회 본회의 제268회 임시회 폐회를 몇 분 앞둔 2007년 7월 3일 23시 51분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이 본회의에 상정되고 전격적으로 처리 제정됐다. 2009년 3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돼 3년 과정 입학정원 2천명으로 운영됐고, 2014년 현재까지 3회에 걸쳐 변호사시험이 실시됐다. 우리나라의 법조인 선발제도는 지금까지 시행돼 오던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그러나 기존의 사법시험은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지금부터 3년 뒤인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2018년부터는 로스쿨체제로 일원화돼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법조인 양성제도는 1949년부터 시행됐던 고등고시가 1963년 사법시험 제도로 바뀌었고, 사법시험 합격자는 2년 과정의 사법연수원을 거쳐 법조인이 됐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자 새로운 법조양성시스템에 대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쳐 미국식 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국제화시대를 맞아 다양하고 전문화된 법조인력을 교육으로 양성해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법률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5년간 운영해 본 결과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을 몇 가지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력을 교육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설립 취지와 어긋나게 최근 교육과정이 변호사시험 과목 위주로 편성된다는 것이다. 시험 필수과목은 수강생들이 많으나 선택과목 중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과목은 아예 수강신청한 학생이 적어 폐강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둘째, 로스쿨 제도가 법조계 진입장벽을 높여 사회계층간 이동을 막고 있어 올바른 법조인을 선발 양성하자는 원래 취지와 어긋나고 있다고 한다. 셋째, 현행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어느 정도 높지만, 로스쿨 졸업자의 변호사시험 응시기회가 5년 동안 5회의 제한이 있어 시험에 낙방한 사람이 누적되면 몇 년 뒤의 합격률은 5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은 로스쿨은 상대적으로 입학경쟁률이 떨어질 것이고, 그것이 몇 년 지속되면 일본과 같이 운영이 어려운 로스쿨도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 매년 로스쿨마다 입학정원의 제한으로 예산확보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일정 수 이상의 교원을 확보하고, 시설과 기타 인가조건을 충족하려면 재정부담이 많은데 학생 수는 정해져 있어 등록금만으로 운영하기가 어렵다. 로스쿨 인가 시 약속한 학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장학금을 충분히 지급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최근 변호사 숫자의 증가로 인해 취업하지 못하는 변호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와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로스쿨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변호사예비시험을 도입하자는 논의도 있는데,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도 소정의 예비시험에 합격하고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대체법학교육기관에서 3년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경제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예비시험 합격 후 추가적인 3년 교육과정 수료라는 것이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최소한 국민에게 균등한 법조계 진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로스쿨을 수료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필요하다.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고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 제도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대안없는 사법시험 폐지는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어,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일정기간 사법시험과 법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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