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박국양

발행일 2014-11-1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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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심정지후 심폐소생술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
뇌기능 회복 위해선
5분을 넘기면 안된다
더욱 중요한건 심정지이전에
심혈관질환 예방이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2014년 5월10일 밤에 발생한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지 6개월이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워낙 비중이 있는 분이어서 심장전문의 간에 치료 결과와 과정을 두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심장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주치의들이 이건희 회장의 상태를 모를 리 없었을 텐데 심정지가 올 정도로 심각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 역시 사석에서 딱 한번 심장전문의로서 소견을 피력한 것이 이후 소위 '찌라시'성 보도로 카톡에서 공개되는 바람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심장마비와 뇌손상에 대해 의견을 적어본다.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전신으로 혈류가 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망을 초래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도 전신으로 혈류를 보내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폐소생술로 보내는 혈류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체외순환보조장치(에크모) 또는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게 되며 본인의 심장이 다시 회복이 되면 이러한 장치는 제거하게 된다.

심장이 멎으면 혈류가 없어지므로 우리 몸의 여러 장기의 손상을 가져오는데 가장 허혈에 민감한 장기가 뇌다. 간혹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강에 추락한 차에서 한시간만에 구출된 아이가 심폐소생술 후 회복됐다는 보도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문 경우고 대부분의 뇌는 실온에서 5분 이상 혈류가 없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심정지 시간이 5분이 넘어 더 길어지면 심장·신장·폐·간장 등 다른 장기에도 손상이 초래되며 시간에 비례해서 장기의 손상은 비가역적이 된다. 즉 심장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회복된다 해도 심정지 기간이 5분이상 길어지면 뇌기능이 정상으로 회복이 힘들게 되며 더 길어지면 뇌사에 이른다.

대부분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협착에 의해 심정지가 발생하는데 심정지상태에서는 심박동의 움직임이 바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심실이 부르르 떠는 심실세동의 상태로 바뀌게 되는데 심실세동이 발생할 때 심장에 전기충격을 가해주면 다시 심장의 박동이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여러 상황으로 보면 이건희 회장의 심장마비 원인은 분명히 심장혈관의 협착이다. 즉 심장으로 가는 혈관의 협착이 심해 어느 한계를 넘자 심장이 견디지 못한 것인데 심장마비가 올 정도면 적어도 90%이상 심장혈관의 협착이 진행됐다고 추정된다.

심정지가 발생하고 심폐소생술이 바로 시작됐다고 했는데 사실 정확하게 몇분 동안 심정지가 됐는지 누구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순천향병원응급실에 도착해서는 심폐소생술을 바로 실시했을 것이고 곧 효과적인 혈류유지를 위해 에크모(ECMO·체외순환보조장치)를 삽입했다고 하는데 ECMO는 대퇴정맥의 혈류를 심실보조장치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대퇴동맥으로 넣어주는 심장을 대신하는 장치다. 심장의 박동이 회복된 이후에는 삼성병원으로 이송해 에크모장치를 제거했고 심정지의 원인이 됐던 심장혈관 협착부위에 스텐트를 삽입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현재는 여러 가지 뇌기능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취하면서 치료중일 것이다. 문제는 맨 처음 심정지 이후 심폐소생술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가 하는 점이다. 뇌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 5분이다. 이 5분을 넘기면 안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심정지가 오기전 예방이다.

이건희 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한국 경제의 중심에 우뚝 서신 분이다. 하루빨리 침상을 털고 다시 일어나 한국경제의 중심에 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박국양 가천대 의학전문대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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