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상처 마음의 상처

송진구

발행일 2014-11-19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917542_479394_4620
▲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마음의 상처로부터
도망치는건 답이 될 수 없다
움츠리지 말고 견뎌보면
고통속에 내성 발달해
예전의 나보다 더 강한
나를 만들 수 있는 기회


곤충학자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고치 구멍을 뚫고 나오는 장면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고치에 난 조그마한 구멍으로 나비가 비집고 나오느라 필사의 노력을 하다 힘에 겨운 듯 잠시 잠잠해졌습니다. 죽은 것이 아닌가 하고 손가락으로 살며시 건드리자, 또 필사적인 탈출을 시도하지만 도무지 진도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몇시간을 기다렸지만 나비는 뚫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보다 못해 안타까운 마음에 가위로 주위를 조심스럽게 잘라 구멍을 넓혀주니까 나비는 쉽게 고치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쉽게 나온 나비는 다른 나비들에 비해 몸통이 아주 작고 가냘프고 찌부러진 날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곧 날개를 활짝 펴 튼튼해 지겠지'하고 기대하면서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그 나비는 말라비틀어진 몸뚱이와 찌그러진 날개를 지닌 채, 날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기어 다니다 얼마 못 살고 죽어버렸습니다. 곤충학자 찰스 코우만의 나비관찰기록 이야기입니다.

그 나비가 왜 죽었는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 시간을 이겨내야만 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근육도 생기고 날개도 발달해야 날 수 있었던 것이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난을 극복한 나비가 잘 날듯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사람만이 성공을 만날 수 있죠. 그런데 고난을 극복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고 극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 상처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죠. 몸의 상처는 물리적인 충격에 의해서 생기지만 마음의 상처는 물리적인 충격없이도 말이나 상황 때문에 발생합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당수의 사람은 마음의 상처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은 서로 알게 모르게 상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죠.

또한 상처는 몸과 마음에 나지만 어디에 나느냐에 따라서 상황과 결과가 다릅니다. 몸에 난 상처는 아무리 치료와 관리를 잘해도 복구가 어렵고, 최대의 성과는 원상복구입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다릅니다. 치료와 관리를 하면 원상복구는 물론 그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최선의 결과는 100%회복에 멈추지 않고 500% 또는 1천%로 증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난과 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때의 상처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우리는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낼 필요는 없겠지만, 그 상처를 관리하고 방향을 바꿀 수만 있다면 인생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받을 상황을 만나면 사람에 따라 응대하는 방법이 3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도망가는 사람입니다.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도망 다니다가 끝납니다. 둘째, 움츠리는 사람입니다. 극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움츠리는 사람이죠. 셋째, 극복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 갖고 있지 않은 것도 모두 동원해서 상처받은 상황을 극복하려고 도전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가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게 하는 사람입니다. "전에는 그런 상처도 견뎠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의 상처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견뎌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고통의 과정 속에서 근육과 내성이 발달하고 성장해서 결국은 자신이 견고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극복할 수만 있다면 마음의 상처는 오히려 축복입니다. 비슷한 상처를 받았다면 전보다 훨씬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내성이 생긴거죠.

마음의 상처는 힘들고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내 인생을 위한 매우 훌륭한 기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의 나보다 더 강한 나를 만들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그러니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송진구 인천재능대 교수

송진구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