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장소가 곧 詩' 변두리지역 풍경 생생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14-12-0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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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시인' 김영승(56)은 1980년대 후반에 일약 스타급 시인으로 떴다. 1987년 민음사가 낸 시집 '반성'은 출간 당시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소위 '저속한 언어'로도 좋은 시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을 김영승이 증명했다. 외설 논란 속에서도 이 시집은 꾸준히 팔렸고 현재까지 17쇄를 찍었다.

민음사는 1980~90년대 '민음의 시'가 배출한 대표 시인 중 하나로 김영승을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반성' 이후에도 그의 시 쓰기는 계속되어 왔다. 지금껏 8권의 시집과 1권의 산문집을 냈다. 지훈문학상(2013년), 불교문예작품상(2010년), 현대시작품상(2002년) 등을 수상했다.

김영승은 '반성의 시인'에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욕설, 조롱, 풍자, 야유 등으로만 규정할 수 없다. 그의 시에는 '토포필리아(topophilia)', 다시 말해 '장소애(愛)'가 있다. 자신이 살아온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간석동, 중구 유동, 연수구 동춘동 시절의 풍경이 시편에 가득하다. 시인은 "장소가 곧 시(詩)"라고 말한다.
시의 초고를 동네별로 분류해서 보관할 정도다. 1980년대 이후 인천 변두리의 풍경이 생생하다. 더 넓게 보면 시인은 인천 도시 변천사의 굵직한 물줄기를 통과하며 시를 써왔다. 우리가 김영승의 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영승 시 속의 시인과 이웃은 한결같이 가난하지만 그 가난을 묵묵히 견딘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가난하기를 원하겠지만, 건전하고 건강한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사상가가 아니다"며 "가난한 상태를 즐기는 게 아니라 그저 통과하는 거다"고 말했다.

그의 시집 8권 중 '반성', '화창'(2008년), '흐린 날 미사일'(2013년) 등 3권을 빼면 모두 절판됐다. 나남출판사는 나남시선으로 김영승 재출간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르면 내년 봄에 시집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집뿐 아니라 산문과 미발표 원고, 콩트, 소묘 등을 묶어 낼 것이라고 한다.

/김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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