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이 녹는 것을 두고만 볼 텐가

황성규

발행일 2014-12-0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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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기자가 됐을 때 선배들이 해준 말이 있다. 기사는 아이스크림같은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사라 해도 묵히면 금세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가치가 사라진다. 그만큼 모든 일에 있어서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가 그렇다. 무려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사업이 준비되고 추진됐지만 지난 주 정부는 또다시 사업 추진 관련 심의를 보류했다. 물론 아무리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사업이라고 해도, 또 적극적으로 밀어붙인다고만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철저한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검증 과정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앞서 수년의 시간으로도 부족했단 말인가. 언제까지 검증만 할 것인지, 과연 사업 추진 의지는 있는지 묻고 싶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건도 마찬가지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한 취지라면 얼마든지 신중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앞서 한강 주변 다른 지역 개발 당시 그린벨트가 무리없이 해제된 점에 비춰보면 유독 구리시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결국 정부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발목이 잡혀있는 듯하다. 배후에 서울시라는 막강한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서울시나 광역시급도 아닌 인구 20만 소도시에서 대형 사업을 유치한다는 게 아무래도 못마땅한 모양새다.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다보면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지만 보폭을 늘리는 대신 두세배로 많이 뛰면 충분히 황새만큼 갈 수 있다. 구리시는 두세배의 노력을 기울이며 6조원이라는 외자까지 확보했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을 거듭할 경우 6조원이라는 투자 금액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정부는 언제까지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는 것을 두고만 볼 텐가.

/황성규 지역사회부(구리·남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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