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행복을 위한 소통과 화합

이준우

발행일 2014-12-0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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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가정·직장·사회 등 삶의 현장
삭막한 전쟁터로 변했는데
정부·정치권 무기력해 보이기만…
서로 마음열고 함께 토론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지금이라도 환골탈태 해야한다


국민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온갖 정쟁과 갈등, 반목 등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간 싸움은 보편화된 현상이 됐고, 심지어 '찌라시' 파동으로 청와대와 정치권이 초토화됐다. 무기력하고 탐욕스러운 정치권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됐고, 그 사이 우리네 직장·가정·지역사회 등 모든 삶의 현장들은 삭막한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인정 많고 사람 좋은 삶의 터전들이 천박하고 저급한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경쟁사회로 변질되고 말았다.

어느덧 우리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며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정겨운 전통은 더 이상 찾기 어렵게 됐다. 과거 가난했지만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만큼은 함께 정을 나누는 장소이자 상호의존적이고 호혜적인 사람들의 관계망이었다. '공동체성'이라는 기능이 상실된 도시는 더 이상 행복한 생활현장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지역사회에서 우리가 꿈꾸고 누리려고 했던 행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삶은 팍팍해지고 이웃 간의 정은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

2013년 청년실업률은 13.1%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문제는 2018년까지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의 수는 줄어드는 반면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노인진료비가 1990년 2천403억원에서 2011년 15조4천억원, 2013년에는 노인 한 사람당 평균 322만원의 진료비를 사용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전체 진료비는 무려 18조852억원에 이르렀다. 국민 전체의 1인당 진료비 102만원의 3배를 노인인구가 쓰고 있다. 당연히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이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민의 정신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경쟁 심화, 고용 불안정, 가족의 변화, 빈곤 증대 등과 같은 현실과 더불어 지역사회에는 팽팽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당연히 정신질환·자살·중독 등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한번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이 2006년 8.3%에서 2011년에는 10.2%로 무려 2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자살실태조사 결과도 살펴보면 자살사망 직전 1년 동안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이 무려 50%나 됐다. 더욱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19세 이상 성인 8명중 1명이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3위, 복지 충족지수는 31위, 자살률은 1위로 보고됐다. 최근 미국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삶의 질'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35개국 중 75위를 기록했다. 이는 내전을 겪은 73위의 이라크보다 낮은 수치다.

이 지경까지 됐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무기력해 보인다. 정부와 여야간 소통이 없는 것처럼 비친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여는 진정한 소통과 화합의 정치는 결코 우리에게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정작 세종이 지금의 우리네 현실을 본다면 뭐라고 하실지 염려스럽다. 조선 건국이라는 창업의 어수선한 혼란기를 종결시키고 정치를 안정시켜 행복한 나라를 구축하신 세종의 소통하는 리더십이 그립다. 재상과 여러 신하들 그리고 집현전 학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정치 운영의 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세종이 즉위하면서 제일 처음 하신 일이 "함께 논의하자!"였다는 것을 볼 때, 세종의 치적이 가능했던 것은 소통이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마음을 열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토론하고 함께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해 가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준우 강남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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