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보존의 기로에 서 있는 DMZ·14]독일 그뤼네스반트 전문가들의 조언

DMZ, 시민 손으로 가꾸고… 시민 모두의 품으로

김종화 기자

발행일 2014-12-10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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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동서독 국경선인 그뤼네스반트 지역에 위치한 국경박물관에서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이히스펠트 국경박물관을 방문한 독일인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시민단체 중심 보존활동 이끌어가야… 정부·지자체 지원군 역할 강조
생태환경 프로그램 어린이·청소년·성인 세분화해 DMZ 중요성 전파
"미래 세대가 생태계 의미 모른다면 보호 지속안돼… 공감대 형성해야"


경인일보 취재진은 그뤼네스반트를 관리하는 독일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2012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 독일 현지 취재에 나섰다.

2012년 당시에는 그뤼네스반트 주변에 살고 있는 독일인과 독일의 통일을 곁에서 지켜본, 분단국가가 조국인 교민 그리고 그뤼네스반트연구소와 국경박물관 관계자들을 만났다.

올해 취재를 위해 방문했을 때에는 생태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그뤼네스반트 지역의 관리실태, 생태환경 프로그램, 그뤼네스반트를 관리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났다.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취재에서 그들은 현재에 충실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현재의 모습이 더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보존 활동을 벌이는 한편 미래 세대들에게 역사의 장, 생태환경의 장으로 전해 주기 위해 다양한 생태복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1990년 10월3일 통일을 이룬 독일은 통일 논의 과정에서 그뤼네스반트의 생태환경 자원에 대한 관리에 대해 논의가 됐지만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통일을 이루고 난 후 시민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며 보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기 시작됐다.

한국인들이 보기에 잘 관리 되어지고 있는 그뤼네스반트 지역이지만 독일 현지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통일 문제가 논의될 당시부터 차분하게 준비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부분 파괴되고 사라진 소중한 생태 자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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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링엔주 로다허브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그뤼네스반트 보존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이 전통 농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 시민사회와 함께 고민하라

독일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점은 그뤼네스반트가 위치한 지역 사회에 얼마나 많은 공감대가 형성 되어 있느냐다.

물론 공감대는 보존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말한다.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서 보존 프로젝트가 진행되더라도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끝나려면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뤼네스반트 연구소 리아나 가이데찌스 박사는 "독일은 통일을 이뤄낸 후 그뤼네스반트가 파괴되는 모습을 보고 보존 운동이 논의 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의 공감대를 이뤄내는 시간이 많이 걸렸고 논의 되는 순간에도 많은 부분이 파괴되어가 아쉬웠다"고 말하며 한국은 독일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녀는 그뤼네스반트 보존 운동을 설명하며 통일 이전부터 치열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 독일보다 더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바로 시민사회의 공감대가 통일 이후가 아닌 오늘부터 논의 되기 시작했을 때이다.

우베 프리델 그뤼네스반트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도 "보존은 결국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와도 직결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나가느냐도 논의 되어야 한다. 보상을 떠올리는데 그 넓은 영역의 사유지에 대한 보상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미리미리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 최대 시민사회단체인 분트의 휴베르트 바이거 의장은 "독일 정부와 한국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시민사회가 진행하는 보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그뤼네스반트와 DMZ 모두 시민에게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보존 운동의 중심은 시민사회가 되어야 한다. 시민사회가 중심이 돼서 운영될때 단기간이 아닌 후손들에게 올바로 물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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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히스펠트 국경박물관에 설치된 냉전시대 분단 장막인 철의 장막과 관련한 생태환경 소개 전시물.
#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하라

독일 현지 취재 기간 동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양한 생태환경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르쯔국립공원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살쾡이를 보호하며 그 동물들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배울 수 있는 생태환경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또 국립공원에서는 다양한 생태 환경 프로그램을 성인과 청소년, 어린이 등 연령대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개발해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청소년과 어린이 프로그램의 개발은 하르쯔국립공원과 같은 생태공원에 국한되어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아이히스펠트 국경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통일 전후의 독일 사회에 대해 소개하면서 박물관 한쪽에 분트와 함께 냉전시대 철의 장막 주변 생태계의 가치를 설명하는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전시관에서는 철의 장막의 생태적인 가치를 설명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용 자료들이 비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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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히스펠트 국경박물관에 설치된 냉전시대 분단 장막인 철의 장막과 관련한 생태환경 소개 전시물.
하르쯔국립공원과 아이히스펠트 국경박물관이 운영하는 생태환경 프로그램들은 독일 전역에서 그 지역에 맞는 형태로 변형되어 운영되고 있다.

튀링엔주 로다허브룬 지역에서는 그뤼네스반트 보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지역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프로젝트에 중 지역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학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생태계를 배우기 위해 나선 청소년들이 성인들과 함께 숲속을 거닐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와 생태계를 배우고 있는 점은 한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튀링엔 자연보호재단 그뤼네스반트 프로젝트 담당자 스텔라 슈미갈레씨는 "현재의 모습은 성인들이 지켜 나갈 수 있지만 미래 세대들이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보존 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 성인과 청소년들이 함께 참여해 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청소년들이 이해해 나갈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김종화기자
사진/김종택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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