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북콘서트 인천, 읽어보다]고미숙 고전평론가

몸안에 글 새기는 낭송
공부이자 윤리적 수련

김명호 기자

발행일 2014-12-17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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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의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가 16일 오후 인천시 동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소리내어 읽는 '낭송'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까. '낭송', 요즘 고전평론가 고미숙(54)씨가 설파하고 다니는 강연 주제다. 동양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해 온 고전평론가 고미숙씨가 배다리 헌책방 골목으로 유명한 인천 동구를 찾았다.

최근 출간한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를 들고 동구 주민들을 찾은 고씨는 '음소거의 시대'에서 낭송이야 말로 몸으로 지혜를 담고 진리를 일상에 결합시킬 수 있는 통로라고 강조한다.

16일 동구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 나온 그는 "지식이나 지혜를 소리내어 밖으로 순환시키지 않고 내부에 쌓아두기만 한다면 지식은 자신의 욕구나 출세를 위한 폭력적인 도구로 변하기 쉽다"며 "낭송이야 말로 고귀한 신체로 내 모든 것을 전달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된 호모 큐라스는 낭송의 의미와 이론적 기반을 설명한 이른바 '낭송 안내서'다. '큐라스'는 배려, 보살핌, 치유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 '케어'(care)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라고 한다.

고씨가 말하는 낭송은 단순히 책을 소래내 읽는 '낭독'이 아니며 내용을 외우는 '암기'와도 다르다. 그가 추구하는 책읽기는 낭독을 넘어선 '암송'이다. 소리로써 글을 몸 안에 새기기, 즉 몸이 곧 책이 되게 하는 행위가 낭송이다.

낭송은 시각이 지배하는 시대에 소리라는 감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또 하나의 공부 방법이다. 호모 큐라스란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욕망을 조절하는 존재라고 고씨는 강조한다.

고씨는 생각은 머리가, 말은 입과 혀가 담당하므로 낭송은 머리와 입을 일치시키는 연습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낭송은 공부이자 윤리적 수련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는 "요즘처럼 대화가 단절되고 휴대전화 메시지와 같은 단편적인 단어와 지식만이 난무하는 시대에 소리내어 읽는 낭송이야 말로 진리를 배울 수 있는 공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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